물포럼도 허사… 대구-구미 ‘물 분쟁’ 물꼬 못 터

입력 2015-04-29 02:55
세계물포럼 개최로 희망이 보였던 대구시와 경북 구미시의 취수원 이전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구미시가 국토부·대구시의 취수원 이전안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구미시는 구미지역 대학 교수 등 전문가들에게 대구시와 국토부의 취수원 이전 방안에 대한 검정을 맡기기로 했다. 검정은 최소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대구시도 구미시의 검정 결과를 납득할 수 없을 경우 다른 곳에 의뢰해 추가 검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두 도시가 취수원 이전안 검토만으로 수개월을 보내야 될 상황이다.

대구시는 세계물포럼 개최(12∼17일)를 계기로 6년째 갈등을 빚어온 구미시와 극적인 합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2월 17일 남유진 구미시장 등 구미 측 인사들이 대구시청을 방문해 두 도시 학계·전문가·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 구성을 제안하는 등 대화의 물꼬를 텄다. 이후 지난 9일 두 번째로 만나 대구권 취수원 이전 문제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구미시는 여전히 대구권 취수원을 구미공단 상류로 이전해도 물 부족, 수질 영향 등의 문제가 거의 없다는 국토부의 평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미 해평취수장 부근 이전 방식과 강변여과수 개발 방식이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다는 국토부·대구시의 의견도 무시했다.

대구시와 구미시는 다음 달 초 취수원 이전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그나마 구미시가 ‘취수원 이전 백지화’ 입장에서 ‘이전안 검토’쪽으로 가닥을 잡아 다행”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구미공단 아래쪽에 있는 매곡, 문산 취수장을 구미공단 위쪽 낙동강 상류로 옮기려는 대구시와 수자원 부족, 수질관리 어려움 등을 이유로 이를 반대하는 구미시는 2009년부터 이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