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미국마저… 고개숙인 글로벌 실물경기

입력 2015-04-29 02:52

전 세계적 리플레이션(reflation·심한 인플레이션이 되지 않을 정도로 통화를 재팽창시키는 것) 공조에 따라 글로벌 증시는 활황이지만 실물 경제의 회복세는 여전히 부진하다. 홀로 질주하던 미국 경제마저도 주춤한 모습이다.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큰 한국으로서는 답답한 현실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미국과 유로존, 중국, 일본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일제히 전월보다 떨어졌다. PMI는 제조업 경기 선행지수로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에 못 미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미국 PMI는 54.2로 3개월 만에 최저치이며, 중국과 일본은 기준치 50을 밑돌았다.

29일 발표되는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당초 2∼3%였던 전망치는 갈수록 낮아져 0%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개인 소비지출이 살아나지 않고 있는 데다 달러 강세로 수출도 부진하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이 정체된 것이다. 성장률 저조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9월 이후로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해 말 일본 국채의 신용등급을 ‘A1’으로 한 단계 강등한 데 이어 최근 피치가 일본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췄다.

중국도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으나 좀처럼 경기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반복된 부양책이 증시 과열을 부추겨 회사채 디폴트(채무 불이행) 등 금융시장의 위험만 커지고 있다.

유로존은 양적완화 시행으로 금융지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물경기 부양으로의 선순환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끊임없이 불거지며 유로존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