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금융사의 민원건수와 해결노력 등을 평가하는 ‘민원발생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우수 등급(1등급)을 받은 금융사만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사의 횡포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애초 취지가 후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감원은 28일 지난해 은행, 신용카드, 생명보험, 손해보험, 금융투자, 저축은행 등 6개 권역 81개사를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총 15개사가 1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1등급을 받은 금융사는 광주·대구은행, 삼성·신한·우리카드, 교보·농협·미래에셋·신한·한화생명, 동부·삼성화재와 농협손해보험, 현대증권, 웰컴저축은행이다.
하지만 이번 평가결과는 매년 금감원이 발표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애써 평가 의미를 축소하려는 흔적이 역력하다. 지난해 17쪽 분량이었던 보도자료는 7쪽으로 줄었다. 각 업권별 금융사의 등급 변동현황, 민원이 증가하거나 감소한 이유 등 민원발생 현황을 분석한 내용이 고스란히 제외됐다.
금감원의 이런 변화는 금융사들의 반발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은행권에서 농협은행은 수년간 최하위권을 맴돌았는데, 이번에 1등급만 공개한 것은 당시 NH농협지주 회장이었던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수년간 평가를 진행한 결과 금융권의 자율적인 개선 노력이 있었다고 본다”며 “등급이 우수한 금융사만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결과는 다음 달 8일부터 한 달간 금융사 홈페이지 화면에 게시된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비즈카페] 어이없는 금융사 민원 평가 공개
입력 2015-04-29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