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강진은 중국 안팎의 티베트인들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네팔 인근 중국 서부 시짱(西藏·티베트) 지역의 경우 27일 오전 현재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됐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부상자는 최소 58명으로 집계됐다. 네팔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르카쩌시에서는 2만4800여명이 긴급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옥과 사원 등 1200여채가 완전 붕괴됐고 1만여채의 가옥도 파손됐다. 도로가 끊겨 아직까지 구조작업이 이뤄지지 못한 곳도 있어 인명 피해가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1만7000여명의 구조 인원과 34대의 중장비를 동원해 인명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정치적 박해를 피해 네팔에서 숨어 사는 망명 티베트인들의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영국 BBC방송은 “수만명에 이르는 망명 티베트인들은 법적으로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니어서 피해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티베트 지역을 점령한 1959년 이후 티베트인들은 국경을 넘었지만 현재 불법 난민 신분으로 히말라야 산맥 곳곳에 촌락을 이루고 살고 있다. 이들은 일부 2∼3세대를 제외하면 대부분 신분증도 없이 법외자 신분이다. 네팔의 티베트 난민을 돕고 있는 돌마개발펀드(DDF)의 재정 담당자 알바레스 카스페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티베트 난민은 대부분 산간에 흩어져 살고 있다”면서 “이번 지진으로 얼마나 살아남았는지 알 수도 없고 구조 작업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인도 북동부에서도 규모 5.1 지진이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USGS에 따르면 지진의 진앙은 인도 서벵갈주로, 이 지역 주민들이 놀라 집 밖으로 대피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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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네팔 대지진] 티베트인들도 큰 피해
입력 2015-04-28 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