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12일간의 중남미 4개국 순방 강행군에 나섰던 박근혜 대통령이 건강 문제로 ‘절대 안정’ 권고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각별한 관리로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취임 이후 최장 기간 해외순방에다 혼란스러운 정국에 대한 고민 등이 겹쳐 결국 몸에 이상이 온 것으로 보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새벽 9박12일간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박 대통령이 서울 모처에서 몸 컨디션과 관련한 검진을 받았다”며 “검진 결과 과로에 의한 만성피로 때문에 생긴 위경련으로 인한 복통이 주 증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두염에 의한 지속적인 미열도 있어 전체적인 건강상태가 많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의료진이 박 대통령에게 하루 이틀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순방기간 내내 복통과 고열 등으로 수차례 주치의의 진료를 받았다. 주사와 링거로 버텼으나 귀국할 때까지 호전되지 않았다. 귀국 전용기 내에서 기내 인사와 간담회도 취소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기내에서도 40도에 이르는 고열이 있었고, 두드러기 증상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첫 방문국인 콜롬비아에서부터 목이 붓는 증상을 보였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는 해발 2600m가 넘는 고산지대여서 고산병을 앓기 쉽다. 박 대통령은 콜롬비아 동포 간담회에서 기침을 몇 번 하다 “고산병이 목으로 온 모양”이라고 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위경련, 인두염 증상은 모두 피로 누적과 감기몸살에 의한 합병증일 가능성이 높다. 한 병원 관계자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피로가 누적되면서 위경련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 브리핑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역대 정부에서 청와대는 현직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공식 브리핑을 자제해 왔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말 네덜란드 독일 순방 당시 심한 감기로 일정 일부를 취소하고, 귀국 후에도 3일간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청와대는 당시 별도 브리핑을 하지 않다가 귀국 3일째에야 대통령이 회복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남혁상 기자
朴 대통령 건강악화 왜?… 링거 순방에 성완종 정국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다
입력 2015-04-28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