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절감 비결은 ‘습관’ 꼼수는 없었다… SK엔카·현대 연비대회 수상자들이 말하는 노하우

입력 2015-04-29 02:40 수정 2015-04-29 11:19
지난 18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 ‘제4회 SK엔카 에코드라이버 선발대회’에 출전한 차량들이 대회 시작 전 출발선에 대기하고 있다. SK엔카 제공
현대차가 지난 2월 주최한 ‘하이브리드 연비왕 선발 이벤트’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차 제공
자동차 연비는 불만족스럽다. 특히 내가 타는 자동차의 공인연비는 ‘뻥 연비’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각종 연비대회에서 공인받은 ‘연비 고수’들은 어떨까. 지난 18일 열린 ‘제4회 SK엔카 에코드라이버 선발대회’와 지난 2월 열린 ‘현대자동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연비왕 선발 이벤트’의 수상자들에게 연비 절감 노하우를 물었다. 연비 고수들은 실생활에서도 대부분 공인연비보다 높은 연비를 기록한다고 말했다. 특별한 연비 비법은 없었다. 중요한 것은 ‘마인드’와 ‘실천’이다.

제약회사 영업직원인 엄종현(33)씨는 2007년식 아반떼 HD 디젤 모델을 운전하고 있다. 아반떼 디젤의 공인연비는 16.5㎞/ℓ인데, 엄씨는 실생활에서 21㎞/ℓ 정도를 기록한다. 그의 노하우는 ‘액셀과 브레이크 밟기’다. 엄씨는 “액셀과 브레이크를 자주 밟고 세게 밟을수록 연비는 떨어진다”며 “페달 밟는 습관을 바꾸니 연비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엄씨는 2012년 아반떼 구입 후 차계부를 쓰면서 연비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돈을 아낀다기보다 연비를 기록하다보니 흥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표세용(29)씨는 1997년식 기아 크레도스를 운전한다. 2006년에 중고로 구입한 차량으로 현재 30만㎞를 주행했지만, 12∼13㎞/ℓ의 실주행 연비를 보인다. 표씨의 비법은 ‘정비’였다. 그는 “처음 차를 샀을 때 출력도 많이 떨어지고 연비도 좋지 않아 공부를 좀 했다”며 “헤드 개스킷을 교체하고 부동액 농도 조절, 미션오일 체크 등 정비에 신경을 쓰니 연비 효율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전남 곡성에 사는 정대원(38)씨는 금호타이어 테스트 엔지니어다. 2012년식 기아차 레이를 몬다. 레이의 공인연비는 13.5㎞/ℓ인데 실제로는 출퇴근에 14∼15㎞/ℓ, 고속도로 주행은 18㎞/ℓ 정도를 기록한다. 정씨는 보름마다 한번씩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한다. 여름에서 겨울로 넘어가기 전에는 특히 신경을 쓴다. IT 영업직에서 일하는 김유석(38)씨는 2014년식 폭스바겐 뉴CC를 운전한다. 하루 100㎞ 정도를 운전하는데, 공인연비(15.1㎞/ℓ) 보다 높은 20㎞/ℓ 정도를 유지한다. 김씨는 자신의 연비 노하우로 “차량 회사가 준 매뉴얼을 무조건 지킨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5세대 골프를 운전하는 김성일(35)씨도 시내에서 주로 주행하는데 15㎞/ℓ의 연비를 기록한다. 김씨는 “급가속·급제동을 하지 않는 것 외에 연비를 높이기 위해 다른 것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비 고수들의 말을 종합하면, 급가속·급제동을 하지 않고, 타이어 압력을 잘 유지하며, 시야를 넓게 보며 부드럽게 운전하는 것 외에 별다른 비법이 없었다. 연비 고수들이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마음자세였다. 김성일씨는 “신호가 바뀌면 확 튀어나가는 차들을 많이 본다”며 “모든 차들이 그 정도로 성능이 좋지는 않을텐데, 다들 액셀을 밟고 있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엄종현씨는 ‘연비운전을 하면 뒷차들이 빵빵거리지 않느냐’고 묻자 “천천히 가는 게 아니라 차량 흐름에 맞추면서도 부드럽게 가속하고 감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조진희 책임연구원은 28일 “연비를 높이기 위한 ‘꼼수’는 없다”며 “결국 멀리 보면서 차량 흐름을 잘 이해하고 운전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출발 시 5초 동안 천천히 가속하면 급발진보다 30%, 신호대기 시 변속기를 중립에 놓으면 30% 연료소모량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외에도 트렁크 무게 줄이기, 내리막길 시 엔진브레이크 사용하기, 연료주입 시 절반 정도만 주유하기 등도 자동차 회사들과 정비업체들이 권장하는 연비 효율 높이기 방법들이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