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가 아닌 풍수 미신에 빠진 중국 공산당 간부의 몰락이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 충칭만보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광둥성 제양시 당서기를 지낸 천훙핑(사진)은 2004∼2011년 1억2530만 위안(약 217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재판에서 막대한 금액의 뇌물 외에도 풍수에 빠져 공금을 유용해 자신의 묏자리를 조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야산 정상에 묏자리와 함께 농장을 만들었고, 도로를 건설하는 데는 시 예산 350만 위안(약 6억원)이 들었다. 천 전 서기는 재판에서 “농촌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산당에 의해 금지된 풍수 사상은 중국에서는 미신으로 치부되고 있지만 암암리에 많은 공산당 간부들이 풍수나 점을 신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양시 간부들의 증언에 따르면 천 전 서기는 휴가 때는 밀짚모자를 둘러쓰고 풍수 좋은 곳을 찾으러 다녔다. 또 간부들에게는 “풍수학은 심도 깊은 과학”이라며 학습을 강요했다. 제양시 하급 당정기관들의 사무실에는 공공연히 사당과 불상이 마련돼 있었다.
천 전 서기는 재판정에서 자신의 죄에 대해서는 참회했다. 그는 “말년에 주민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해를 끼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 “법정은 나의 법률적 죄와 도덕적 죄를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풍수에 대한 신념은 굽히지 않았고 “인과응보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추호의 차이도 없이 천고의 법칙”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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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예산으로 명당 묏자리 조성 풍수 빠진 中 공산당 간부 ‘철퇴’
입력 2015-04-28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