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역대 최단 20패… 삼미 넘어서는 최약체?

입력 2015-04-28 02:51

프로야구 역사에서 삼미 슈퍼스타즈는 약팀의 대명사로 꼽힌다. 원년부터 꼴찌를 도맡아하며 최다연패(18연패), 최저 승률(0.188) 등 프로야구에서 수많은 불명예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런데 올 시즌 처음 1군 무대에 진입한 kt 위즈가 삼미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t는 지난 주말 넥센 히어로즈와의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23경기 만에 20패(3승)째를 당하며 프로야구 통산 최단기간 20패의 멍에를 썼다. 이전까지는 1985년 삼미와 86년 삼미의 후신인 청보 핀토스의 25경기(5승20패)가 최단기간 20패였다. 또 kt는 승률이 0.130에 불과하다. 자칫 82년 삼미(승률 0.188)를 ‘능가’하는 역대 최고의 약팀이 될 가능성도 생겨나고 있다.

kt는 투타(投打)가 모두 붕괴됐다. 팀 타율과 팀 평균자책점 둘 다 꼴찌다. 팀 타율은 0.219로 바로 위인 KIA 타이거즈(0.255)와도 무려 4푼 가량 차이가 난다. 팀 평균자책점은 5.97이다. 설상가상으로 김사연, 심재민, 신명철 등 주전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쓰러져 치고 올라갈 동력도 상실했다.

kt의 부진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전력 보강을 위한 노력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kt는 지난겨울 마무리투수 김사율, 유격수 박기혁, 2루수 박경수로 자유계약선수(FA) 최대 영입 가능 인원인 세 명을 채웠다. kt가 이들에게 쓴 돈은 44억1000만원이었다. SK 와이번스가 최정 한 명을 위해 쓴 돈 88억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2년 앞서 창단된 NC 다이노스가 2013년 거포 이호준과 멀티 내야수 이현곤을 총액 30억5000만원에 FA로 영입한 뒤 이듬해 이종욱에게 50억원, 손시헌에게 30억원이라는 거액을 안기며 팀 전력을 수직 상승시킨 것과는 천양지차다.

kt는 신생 팀으로서 기존 구단보다 외국인 선수를 한 명 더 쓰는 혜택도 받았지만 필 어윈(45만 달러), 앤디 시스코(32만 달러), 크리스 옥스프링(20만 달러) 등 세 선수에게 주는 평균 연봉(32만3000달러)은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kt는 아직 이렇다 할 2군 전용 경기장도 없어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운동장을 빌려 쓰고 있는 상태다.

조범현 감독은 27일 “부족함이 다 드러나고 있지만 당장 바꿀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당장만 보고 팀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 고생스럽지만 내년과 내후년의 비전을 하나씩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