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세계 랭킹 꿈같은 88위… 남자 테니스 100위내 첫 진입

입력 2015-04-28 02:49
한국 남자 테니스 선수로는 두 번째로 세계랭킹 100위내에 진입한 정현(삼성증권)이 지난 7일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US 클레이코트 챔피언십 예선전에서 분전하는 모습. 국민일보DB

이제 한국 테니스 팬들도 윔블던 등 4대 메이저대회에 뛰는 한국선수를 볼 수 있게 됐다. 막 고교를 졸업한 19세의 정현(삼성증권)이 있기 때문이다.

정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서배너 챌린저(총상금 5만 달러)에서 우승하며 랭킹 포인트 80점을 획득,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88위가 됐다. 지난주 107위에서 무려 19계단이 오른 가파른 상승세다. 이로써 정현은 웬만한 투어 대회 본선에 자력으로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오는 6월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 대회 본선에 직행할 수 있게 됐다.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본선에는 128명이 출전한다. 세계랭킹에 의한 자동 출전 104명, 예선 통과자 16명, 와일드카드 8명이 뛴다.

2009년 이형택 은퇴 이후 세계 테니스의 변방으로 물러났던 한국 테니스는 정현의 등장으로 다시 한번 재기의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이형택이 2000년 US오픈 16강에 오르며 100위내로 처음 진입한 뒤 정현이 두 번째로 100위 벽을 돌파했다.

정현은 “사실 이렇게 일찍 100위 벽을 깨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약점으로 지적됐던 서브를 보완하기 위해 동계훈련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한 결과”라고 말했다. 현재 정현의 서브는 정상급 선수들의 스피드인 시속 200㎞를 넘지는 못했지만 그 가까이에 근접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복식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정현은 올해 ATP가 선정한 ‘2015년이 기대되는 10대 선수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증권이 테니스팀을 해체하면서 정현에 대한 지원은 계속하기로 한 것도 그의 장래성을 높이 평가해서다.

지난 연말 세계랭킹 173위였던 정현은 2월 맥도날드 버니 인터내셔널에서 생애 두 번째로 챌린저 대회 우승에 이어 세 번째 챌린저 대회 우승으로 4개월 만에 85계단이나 랭킹을 끌어올렸다.

챌린저 대회는 세계랭킹 100∼300위권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윤용일 코치는 “챌린저 대회에서 투어 대회로 올라가는데 3년을 잡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챌린저를 뛰기 시작한 정현이 벌써 100위를 넘어섰다.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