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특별하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어 가족의 의미를 새삼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평소 부모와 아이들에게 애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면 이번에야말로 한번 전해보면 어떨까. 재밌는 공연과 함께라면 쑥스러움은 줄고 친밀함은 배가 될 것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클래식음악부터 연극, 국악까지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작품들이 준비돼 있다.
우선 어린이날을 전후로 극장과 공연단체들이 잇따라 작품을 올릴 채비를 하고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작품은 어린이날인 5월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아빠와 함께 춤을’이다. 20∼30대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디토 오케스트라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아들인 정민의 지휘로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차이콥스키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등을 들려준다.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스크린에 영상이 나오거나, 국립발레단 부설 아카데미의 어린이 무용수들이 춤을 춘다.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이 해설자로 나서 음악과 발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단은 전래동화를 친숙한 동요로 풀어낸 창작음악극 두 편을 내놓는다.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5월 7∼8일 ‘두부와 콩나물’, 14∼15일에 ‘흥부와 놀부’이 공연된다. 서울시뮤지컬단이 ‘백설공주’를 모티브로 새롭게 만든 뮤지컬 ‘마법에 걸린 일곱난쟁이’는 5월 15일부터 6월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다. 국립국악원은 5월 2∼10일, 15∼17일 예악당에서 판소리와 민요 등으로 이뤄진 어린이 음악극 ‘솟아라 도깨비’를 무대에 올린다.
부모를 모시고 갈만한 공연도 여럿 있다. 지난해 10년 만에 재 공연되며 화제를 모은 악극 ‘봄날은 간다’가 5월 1일부터 6월 21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첫날밤 남편에게 버림받고 과부로 살아가는 명자의 슬픈 운명을 ‘청실홍실’ ‘여자의 일생’ 등 옛 노래 속에 그려낸 이 작품에는 30여 년간 악극을 지켜온 배우 최주봉, 윤문식 등이 출연한다.
29일부터 5월 30일까지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는 ‘봄날은 간다’보다 조금 젊은 세대의 부모를 위한 공연이다. 70∼80년대에 청춘을 보낸 이들의 눈높이에 맞췄으며 신중현, 이장희, 조용필, 이용 등의 노래 30여곡이 나온다.
또 다음달 10일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는 연극 ‘어머니’가 공연된다. 극작가 겸 연출가 이윤택이 가족에게 헌신한 우리네 어머니의 초상을 그린 이 연극은 1999년 초연 당시 배우 손숙이 ‘앞으로 20년간 출연하겠다’고 약속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손숙은 지금도 꾸준히 무대에 서고 있으며 이 작품 덕분에 어느새 ‘국민 어머니’ 반열에도 올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가정의 달 5월-가족과 볼 만한 공연] 해설이 있는 발레에 들썩∼ 옛노래 담긴 악극에 흐뭇∼
입력 2015-04-28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