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순항이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대형 항공사들이 잇단 구설과 사고 등 악재에 시달리는 사이 LCC의 여객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늘 길을 과점하다시피 했던 시절은 이미 ‘흘러간 옛 노래’가 됐다.
◇‘1분기 국제여객 최고기록’ 견인한 LCC=국토교통부는 27일 올해 국제선 1분기 여객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증가한 1555만명으로 집계했다. 역대 1분기 실적 중 최고 기록이다. 국토부는 LCC의 노선 취항 및 공급 확대를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1분기 국제여객 분담률을 보면 2013년 9.4%에 불과했던 LCC가 지난해 12.1%, 올해는 13.2%까지 치고 올라왔다. 같은 기간 대형 항공사 분담률은 56.5%에서 53.0%, 49.2%로 떨어지며 과반 점유율이 무너졌다. 올 1분기 항공사별 국제여객 운송량의 경우 대한항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2%, 아시아나항공이 10.1%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5개 저비용 항공사의 운송량은 모두 합해 28.4% 증가했다.
◇한·중·일 황금연휴 공략=기세가 오른 LCC들은 한·중·일에 집중된 5월 황금연휴 여행객을 잡기 위해 앞 다퉈 부정기 노선 띄우기에 나섰다. 한국은 1일 근로자의 날부터 5일 어린이날까지 쉬는 날이 겹쳤다. 일본은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공휴일이 대거 몰려있는 ‘골든 위크’ 기간을 맞이하며, 중국은 다음 달 1일 노동절을 중심으로 1주일간 휴가기간에 돌입한다.
제주항공은 6월까지 인천발 세부·다낭·원저우·하이안 등 노선의 부정기편을 확대한다. 에어부산은 부산발 정저우·하네다·우한 등의 부정기 노선을 마련했다. 진에어는 인천∼후쿠오카∼괌, 부산∼창사, 부산∼홍콩, 제주∼마카오 등의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LCC 관계자는 “연휴 기간 부정기편을 확대 운용하면 당장의 여객수요를 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정기 운항에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고의 1분기 보낸 제주항공 “빅3가 목표”=제주항공은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잠정집계한 결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11억원으로 2014년 3분기에 달성했던 역대 분기 최고 기록인 167억원을 경신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49억원보다는 4배 이상 많은 실적이다. 매출 역시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3분기 1436억원보다 8억원 많은 1444억원을 실현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적극적인 국내선 운항횟수 확대와 국제선 신규노선 취항 등으로 시장지배력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인 제주항공은 현재 운용 중인 보잉737-800 항공기의 보유대수를 연말까지 22대로 늘리고,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6000억원, 360억원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최종적으로는 국내 항공업계 ‘빅3’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날개 활짝 편 저비용 항공사들… 국제여객 분담률 사상 최고
입력 2015-04-28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