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낭만을 선사하는 영화제 시즌이 돌아왔다. 국내 가장 먼저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4월 30∼5월 9일)를 시작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7월 16∼26일)와 부산국제영화제(10월 1∼10일)가 줄을 잇는다. ‘독립·예술영화의 축제’를 표방하는 제16회 전주영화제는 호주 출신 아리엘 클레이만 감독의 ‘소년 파르티잔’(개막작)을 비롯해 세계 47개국 200편(장편 158편·단편 20편)이 소개된다.
전주영화제는 올해 상영관을 대폭 늘리고 형식적 특징과 장르의 다양성, 대중성까지 아우르는 예술·독립영화를 주로 선정했다.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은 45편이고, 아시아 지역 최초 개봉인 ‘아시아 프리미어’ 영화는 82편이다. 개막작 ‘소년 파르티잔’은 여자와 아이들만 살아가는 공동체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파시즘과 폭력, 인간의 위선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영화제 메인 상영관은 낡은 상영 시설과 협소한 공간 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개관한 전주 효자CGV로 옮겼다. 아울러 전주종합경기장에 야외 상영장을 설치해 개막식과 시상식, 대규모 야외상영을 진행한다. 30일 오후 6시부터 열리는 개막식 사회는 가수 겸 배우 김동완과 아나운서 출신 배우 임성민이 함께 맡는다.
축제의 핵심 공간이었던 ‘영화의 거리’에는 기획 전시 등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그래픽 디자이너 100명이 디자인한 상영작 100편의 포스터를 영화제에 방문한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100 필름, 100 포스터’, 중국 영화감독이자 사진작가인 왕빙의 최신 비디오와 사진 작업을 소개하는 ‘왕빙: 관찰의 예술’ 등이 전시된다.
참가작 200편의 상영횟수도 420여회차로 역대 최다이고, 객석수도 모두 9만석을 확보했다. 지난해 시행했던 ‘정시입장’ 제도를 완화해 관람의 편의성을 개선했다. 관객들은 영화 상영 후 최대 15분까지 추가 입장이 가능하며, 추가 입장 시간은 상영 후 5분, 15분 두 차례다. 영화제 기간에 전북대는 교내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한다.
전주영화제 간판 프로그램인 ‘디지털 삼인삼색’도 올해 큰 변화를 맞았다. 이름을 ‘전주 프로젝트 삼인삼색’으로 바꾸고 참가작에 대한 지원을 제작비 전액과 제작 및 배급 시스템 제공까지 늘렸다. 아르헨티나 벤저민 나이스타트 감독의 ‘엘 모비미엔토’, 김희정 감독의 ‘설행-눈길을 걷다’, 이현정 감독의 ‘삼례’ 등이 올해 삼인삼색 프로젝트에 참가한다.
김영진·이상용·장병원 등 프로그래머가 놓치면 아까운 작품 5편을 추천했다. 아들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아들이 만든 데모 테이프를 발견한 아버지가 밴드를 결성한다는 스토리의 ‘러덜리스’(감독 윌리엄 H 마시), 시골 농장을 탈출해 도시로 간 말썽꾸러기 양 숀과 그를 찾아 나선 친구들의 좌충우돌 모험기를 그린 ‘숀 더 쉽’(감독 마크 버튼·리처드 스타)이 볼만하다.
또 일본 도쿄 신주쿠 코리아타운에 사는 민정의 돈벌이 이야기를 담은 야마모토 마사시 감독의 ‘물의 목소리’, 기구한 인연을 가진 두 여인의 삶을 담은 박혁지 감독의 다큐멘터리 ‘춘희막이’, 복서와 여인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이반 오스트로호브스카 감독의 ‘코자’도 추천작이다. 개막작 등 많은 작품이 이미 매진됐으나 아직 표가 남아있는 영화도 많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독립·예술영화 200편 ‘10일간의 향연’… 전주국제영화제 내일 개막 축포
입력 2015-04-29 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