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17) 복싱영화

입력 2015-04-28 02:20
1956년 작품 ‘상처뿐인 영광’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매니 파퀴아오. 다음달 3일로 예정된 두 ‘천재’ 복서의 세기의 대결을 앞두고 세계가 들썩거리고 있다. 꼭 복싱팬이 아니라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이 빅 매치를 계기로 스크린을 수놓았던 명 복싱영화들을 생각한다.

복싱영화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실베스터 스탤론의 출세작 ‘록키’와 로버트 데 니로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성난 황소’부터 떠올리게 마련이다. 두 영화가 워낙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돼 있는 탓에 다른 복싱영화들은 가려지기 일쑤다. 하지만 그중에도 빛을 발하는 명작들은 있다.

대표적인 게 1956년작 ‘상처뿐인 영광(Somebody Up There Likes Me)’이다. 1940년대의 미들급 세계 챔피언 록키 그라지아노의 반생을 명장 로버트 와이즈가 연출한 일종의 전기영화. 말론 브랜도의 아류 정도로 여겨지던 폴 뉴먼을 출세시킨 걸작이다.

당초 제임스 딘이 주연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요절하는 바람에 뉴먼이 대타로 행운을 잡았다고 한다. 록키 그라지아노는 뉴욕 뒷골목 이탈리아계 건달 출신으로 같은 이탈리아계인 스탤론의 영화 ‘록키’도 그에게서 이름을 따오는 등 영감을 얻었다.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이번 대전도 언젠가는 극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두 복서의 경기 내용이 얼마나 극적일지 기대가 자못 크다.

김상온(프리랜서·영화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