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정신으로’ 일병 허인회, 7타차 역전 우승… KPGA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입력 2015-04-27 02:27
허인회가 26일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15시즌 개막전 제11회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4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을 치기에 앞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허인회는 국군체육부대 소속 일병이다. KPGA 제공

국군체육부대 소속 일병 허인회(28)가 현역 신분으로는 처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회를 제패하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허인회는 26일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7158야드)에서 열린 제11회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총상금 4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연장전에 돌입한 허인회는 박효원(28·박승철헤어스튜디오)과 18번홀(파4)에서 치른 2차 연장전에서 파를 지켜 보기를 기록한 상대를 따돌렸다.

허인회는 군인신분이기 때문에 우승상금 8000만원을 가져가지 못하나 이 대회 우승자에게 주는 정규투어 3년 시드권을 획득했다. 2008년 6월 필로스오픈, 2013년 11월 헤럴드 KYJ 투어 챔피언십에 이어 통산 3승째를 거둔 허인회는 지난해 일본 투어 도신골프토너먼트에서 28언더파로 우승, 일본투어 최저타 기록을 경신한 장타자다. 지난해 한·일 양국 투어 장타왕에 올라 기대를 모았던 그는 연말 전격적으로 군에 입대하며 새로운 골프 인생을 시작했다.

올 10월 경북 문경일원에서 펼쳐지는 세계군인체육대회 메달 획득을 위해 상무부대에 골프팀이 한시적으로 만들어지면서 허인회 등이 때맞춰 입대한 것. 기존 일반병으로 입대한 방두환(28) 등이 골프팀에 합류하면서 8명의 골프병사가 소속돼 있다. 5주간의 군사훈련과 상무부대의 엄격한 군 규율을 통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더욱 강해진 허인회는 입대전보다 비거리가 늘었고 이번 대회에서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성적을 끌어올렸다.

경기력 유지차원에서 KPGA 대회에 초청된 허인회는 1라운드 부진에도 불구하고 3라운드까지 3언더파 공동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선두에 7타나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치른 허인회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에 도전장을 낸 박효원이 이날 3타를 잃는 부진을 보인 틈을 타 역전에 성공했다.

전국에 230개의 가맹점을 가진 박승철 헤어디자이너의 아들인 박효원은 데뷔 9년 만에 첫 우승을 노렸지만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준우승, 허인회가 가져가지 못한 우승 상금을 차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서완석 체육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