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닥공’ 무패 신기록 22게임서 멈추다… 전북 ‘삼각편대’ 출격에도 호남 더비서 1대 2 패

입력 2015-04-27 02:21

전남 드래곤즈의 노상래 감독은 지난겨울 태국 전지훈련 때 “2년차 미드필더 이창민을 눈여겨보라”며 “영리하고 공격 본능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노 감독이 괜히 이창민을 칭찬한 것이 아니었다. 26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과 전북 현대의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맞대결. 1994년생인 전남 에이스 이창민이 멀티골을 터뜨려 전북의 무패 신기록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전남은 2골을 몰아친 이창민의 활약을 앞세워 ‘호남 더비’에서 2대 1로 이겼다. 3승4무1패(승점10점)를 기록한 전남(5위)은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선두 전북의 K리그 연속 무패 기록은 22경기에서 멈췄다. 이번 시즌 리그 첫 패배를 당한 전북은 6승1무1패가 됐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동국-레오나르도-에닝요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를 선발로 출격시켰다. 노 감독은 ‘영혼의 단짝’이라 불리는 스테보와 이종호를 내보내 맞불을 놓았다.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의 색깔이 분명하게 나왔다. 전북은 튼튼한 허리를 바탕으로 ‘닥공(닥치고 공격)’을 펼쳤다. 전남은 수비에 중점을 두고 역습에 나섰다.

전반 15분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이종호가 무릎을 다쳐 들것에 실려나간 것. 그러나 이종호의 부상은 전화위복이 됐다. 이종호 대신 투입된 오르샤는 6분 만에 도움을 올리며 전남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스테보가 전북 골키퍼 권순태의 골킥을 따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오르샤에게 패스를 날렸고, 오르샤는 골지역 정면으로 자로 잰 듯한 어시스트를 찔러 줬다. 이를 이창민이 몸을 날려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전북이 자랑하던 탄탄한 포백이 순식간에 무너진 순간이었다.

전북 공격수들은 만회골을 넣기 위해 공세에 나섰지만 마음만 급했다. 지난 22일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5차전(전북 2대 3 패)을 치른 탓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가시와전에서 2골을 넣은 ‘라이언 킹’ 이동국은 전반 42분 레오나르도의 높은 패스를 가슴으로 받아 멋진 발리슛을 날렸다. 전남 골키퍼 김병지가 몸을 날려 공을 쳐내자 이재성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다이빙 헤딩슛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후반 17분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골이 나왔다. 전남의 역습 상황에서 안용우가 페널티지역에 있던 스테보에게 패스하자 스테보는 원터치 패스로 이창민에게 연결했다. 이창민은 골문 정면에서 가벼운 오른발 슈팅으로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최하위 대전 시티즌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2골을 터뜨린 아드리아노의 활약에 힘입어 2대 1로 승리를 거두고 시즌 첫 승을 올렸다. 4승2무2패(승점 14)를 기록한 2위 수원은 1위 전북과의 승점 차를 5점으로 유지했다.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