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현장 르포-인천 서구·강화을] “누구 찍는단 얘기 통 안해…”

입력 2015-04-27 02:03
4·29 재·보궐 선거를 사흘 앞둔 26일 인천서구강화을 선거구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유권자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총력전을 펼쳤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안상수, 새정치민주연합 신동근, 정의당 박종현 후보. 인천=정창교 기자, 각 당 선거캠프 제공
‘여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던 인천서구강화을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 여파인지 과거와 다른 분위기였다. 당초 낙승을 예상하던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 신동근 후보와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이 벌어지자 다급한 표정이었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데 표심은 여전히 냉랭했다.

26일 오후 인천 강화군 강화읍 소재 노인복지관 부근에서 만난 새누리당 선거운동원은 유권자들에게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염치가 없지만 한 표를 호소한다”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

노인들에게 식권을 배부하는 자원봉사자 김춘희(66·여)씨는 “시골 분들은 골치 아프니까 무조건 1번을 찍을 것”이라면서도 “요즘 (성완종 파문으로) 분위기가 너무 나빠 그게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화터미널 앞에서 만난 60대 택시기사는 “과거에는 손님들이 누구를 찍겠다는 얘기를 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그런 사람이 없다”며 “그냥 조용히 표를 찍고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는 인천 서구 검단사거리를 유세장소로 애용했다. 인천시장 출신인 안 후보는 “검단신도시를 재추진해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늘리겠다. 송도국제도시를 건설한 노하우를 살려 살기 좋은 도시를 선물하겠다”며 “한 표 한 표가 모아져야 검단의 보물인 검단신도시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 측은 강화도 보수층의 표가 결집되면서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신동근 새정치연합 후보는 이날 강화도 유세에 주력했다. 신 후보는 “12년간 준비해온 나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검단 완정사거리 유세에서 “쓰레기 매립지가 종료돼야 검단신도시에 투자가 들어온다”며 “쓰레기매립지를 종료해 친환경생태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혀 표심을 자극했다.

강화도 주민들은 “신 후보가 눈물로 호소하고 있어 동정표가 적지 않다”며 “활동이 아주 활발하다”고 귀띔했다. 인천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신 후보는 “4번째 선거에 나왔는데, 바닥민심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단1동주민센터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나 30대 주부는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 투표하지 않겠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은 여전히 선거분위기를 느끼지 못하거나 냉소적인 주민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초대형 부패 스캔들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후보 중 유일하게 강화도 태생으로 강화 조산초등학교와 강화강남중학교를 나온 정의당 박종현(40) 후보가 어느 정도 표를 얻을지도 이 지역의 관심이다. 박 후보는 30, 40대 유권자가 많은 서구 검단지역에서 교육공약을 집중적으로 제시해 학부모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인천 서구 청마로 탑스빌 아파트 앞 인도에서는 정의당 여성 선거운동원 3명이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기호 3번’ 팻말을 흔들며 학부모들에게 표를 호소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