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네팔 대지진] 다라하라 탑 등 세계문화유산 4곳 ‘와르르’

입력 2015-04-27 02:12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박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등 네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7곳 가운데 4곳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특히 카트만두의 ‘랜드마크’ 격이었던 다라하라(빔센) 탑이 무너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832년 네팔의 첫 총리 빔센 타파가 세운 다라하라 탑은 200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 탑은 1934년 대지진으로 한 차례 무너진 것을 재건했지만 이번에 다시 무너졌다. 원형의 이 탑은 내부에 나선형으로 나 있는 계단 213개를 따라 62m 높이까지 올라가 도시의 전망을 볼 수 있어 카트만두를 찾는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사고 당일 주말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으며, 탑이 무너지면서 최소 180명이 숨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진의 흔적은 카트만두 시내 구석구석을 할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시내 동부에 있는 박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남부의 파탄 두르바르 광장, 중심부의 바산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북부의 보다나트 스투파 등 4곳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26일 전했다.

파탄 두르바르 광장은 3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유명하며, 바산타푸르 광장에는 네팔의 옛 왕궁을 비롯해 왕가와 관련한 문화유산이 많이 몰려 있다. 또 보다나트 스투파는 웅장한 위엄을 자랑하는 불교 사원으로 히말라야 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으로 꼽힌다.

이밖에도 바산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인근에 있는 마주데발(힌두교 사원)도 산산조각 났다. 돌로 된 기단 위에 세워진 사각 목조건물인 이곳은 1690년 세워진 힌두교 사원으로 전망이 좋아 관광명소였으나 지진으로 목조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지진으로 인한 문화유산 파괴로 네팔의 핵심 산업인 관광산업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유네스코는 네팔의 옛 왕궁과 수백 년 된 사원 등 오래된 건물 상당수가 무너짐에 따라 재건을 위한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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