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백두 외륜산 해발 다시 높아진다

입력 2015-05-12 02:17
화산 분화의 우려는 우리에게 과연 먼 나라 얘기이기만 할까. 그동안 한반도는 일본 등 주변국에 비해선 비교적 화산 안전지대로 여겨졌지만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백두산 분화설은 한반도도 화산 분화의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준다.

최근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중국 국가지진국 지질연구소 활화산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전자 거리측정기(EDM)를 이용해 해발을 측정한 결과 백두산 천지 칼데라 외륜산의 해발이 지난해 7월부터 서서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백두산 일대에서 한 달에 수십에서 수백 차례 화산성 지진이 발생했던 2002년부터 2005년 사이에도 외륜산 해발이 10㎝가량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 69도였던 온천수 온도는 최근 최고 83도까지 올라갔으며 온천에서 채취한 화산가스의 헬륨 농도도 일반적인 대기의 7배나 됐다. 윤 교수는 “해발, 온천수 온도, 헬륨 농도가 모두 상승 또는 증가하는 것은 마그마의 뜨거운 기운이 점차 위로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앞서 2012년 일본의 화산 전문가 다니구치 히로미쓰 도호쿠대 명예교수도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당시 판 운동의 영향으로 백두산이 분화할 확률이 2019년까지 68%, 2032년까지 99%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백두산과 일본 후지산을 ‘지켜봐야 할 10개 화산’으로 꼽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1000여년 전인 930∼940년 사이 대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백두산은 1903년 소규모 분화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분화한 적이 없는 휴화산이다. 그러나 2002년부터 화산성 지진이 관측되는 등 추가 분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다시금 ‘백두산 분화설’이 제기돼 왔다. 중국과 북한 등도 주의 깊게 지켜보기 시작했으며 2011년부터는 북한의 요청을 받은 영국 과학자들도 연구에 참여해 왔다.

지난해 9월 영국 연구진은 “백두산은 매우 안정된 상태”라며 단시일 내 대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과 대만 동부 해역에 이어 네팔 등 아시아권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백두산 분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백두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북한 핵 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백두산 분화 시 분화로 인한 피해뿐 아니라 방사능 유출 등의 추가적인 재난 우려까지 있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