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야구장 이름이 새롭네…

입력 2015-04-28 02:10
올 시즌부터 한화 이글스는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로 구장 이름을 바꿨다. 구단 제공
kt 위즈는 수원야구장에서 수원kt위즈파크로 구장 이름을 바꿨다. 구단 제공
올 시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의 홈 개막전은 각각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와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지난 시즌까지 대전 한밭구장과 인천 문학구장을 사용하던 두 구단이 홈 구장을 바꾼 것일까. 아니다. 구장의 이름만 달라졌을 뿐이다. 구장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일부 구단에 구장 명칭 사용권(Naming Rights)을 주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국내 프로야구 구단 중 명칭 사용권을 가장 먼저 사용한 구단은 KIA 타이거즈다. 2013년 경기장 완공을 앞두고 광주시와 명칭 사용에 대한 계약을 맺은 KIA는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화와 SK는 올해부터 바뀐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막내 구단인 kt 위즈도 수원 야구장을 kt 위즈파크로 바꿨다.

그렇다면 구장 명칭 사용권이란 무엇일까. 개인이나 기업, 지자체가 소유하고 있는 경기장의 이름에 기업이나 개인이 일정액을 지불하고 그 이름을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다. 미국의 경우 1973년 미식축구리그(NFL) 버팔로 빌즈의 구장에 대한 명칭 사용권의 대가로 리치사가 24년간 150만 달러(약 16억 1800만원)를 지불하는 계약을 체결한 게 최초의 사례로 인정되고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30개 구장 중 절반 이상인 17개 구장의 이름에 기업이나 제품 이름이 들어가 있다.

우리나라는 2011년 프로축구 포항과 SK가 구장의 명칭 사용권 매입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지만 계약 당사자 간 이해부족으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구장 명칭 사용권이 구단과 지자체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

인천대 스포츠과학연구소는 노출광고 효과만으로 인천 문학야구장에 SK 텔레콤을 적용할 경우 연간 가치가 11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봤다.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일본의 사례를 적용해 수원월드컵경기장에 기업들이 명칭을 적용할 경우 연간 14억 5000만원의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2011년 한국 스포츠산업·경영학회지에 실린 ‘구장명칭 사용권에 대한 활용 방안(이정학·김욱기)’ 논문에서는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헤크먼의 ‘투 스텝 모델’을 적용해 명칭 사용에 대한 가격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꼽았다. 평균 관중 수, 팀 승률, 포스트시즌 승률, 게임 수 그리고 시설 유형 등이었다. 문제는 시장 초기 단계라 기업들이 구장 명칭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구장 명칭을 쓰겠다는 기업들이 없어서 결국 우리 구단의 모기업 이름을 넣은 것”이라고 했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