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18개 기업, 지침 어기고 北 근로자에 3월분 임금 지급

입력 2015-04-25 03:36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24일 종료되면서 그동안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봄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다만 남북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 기대가 현실로 나타날지는 아직 미지수다.

앞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해 향후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한·미 훈련이 예정대로 실시되자 북한은 각종 매체를 동원해 이를 ‘핵전쟁 연습’이라고 비난해 왔다.

남북관계의 ‘걸림돌’이었던 한·미 훈련이 마무리됨에 따라 정부 안팎에선 4∼5월 중 남북 대화가 재개되지 않겠느냐는 낙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 또한 취임 한 달여 만인 지난 17일 “4월이 지난 시점에 많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기대가 성급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5·24조치 해제와 대북전단 살포 등 주요 현안에서 남북이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현재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 중인 개성공단 임금인상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지가 향후 남북관계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측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와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3월분 임금 지급 시한이 만료된 이날 만나 협의를 가졌다. 지난 18일 2차 접촉 이후 엿새 만이다. 양측은 이번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해 오는 27일 추가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관건은 북측의 태도다. 앞서 북측은 우리 정부와 기업에 각각 다른 메시지를 전달해 남남 갈등을 유발하는 기만책을 쓴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 사이에서는 이탈 움직임까지 나타나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정부 지침을 어기고 임금을 지급한 기업은 18곳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 공식 매체들이 최근 대남 비방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여서 북측도 일정 정도 관계개선을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한때 5·24조치 해제, 한·미 훈련 중단, 대북전단 살포 금지 등을 요구하며 연일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잠잠해진 상황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