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8월은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모두에게 잊고 싶은 시간이었다. 당시 김 감독은 시즌이 끝나면 SK와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날 SK는 김 감독에게 경질을 통보했다. 시즌 도중이지만 선수단의 동요를 막겠다는 것이 경질 이유였다.
SK 팬들은 홈구장인 인천SK 행복드림구장(당시 문학구장)에 몰려들었다. 프런트를 규탄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SK유니폼을 불태웠다. SK를 세 번이나 한국시리즈 왕좌에 앉히며 ‘최강의 팀’으로 만든 김 감독의 업적을 무시한 처사였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그렇게 둘 사이의 인연은 상처만 남긴 채 끝났다.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SK와 김 감독이 1346일 만에 ‘적’으로 만났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맞대결을 치른 적은 있지만 정규시즌에서의 대결은 처음이다.
이날 SK 선발로 나서는 채병용부터 박정권, 조동화, 최정, 박재상 등 야수진은 김 감독이 지도했던 선수들이었다. 어느새 팀의 주력 선수로 성장해 있었다.
김 감독도 경기 전 “당시 20대 초·중반이었던 선수들인데 (지금은) 기량이 한창 올라왔다. 톱 클래스 전력”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한화 선수들도 만만치 않았다. 김 감독에게 의미 있는 승리를 안겨주려는 듯 최선을 다했다. 선발 안영명은 5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권혁은 뒷문을 굳게 지켰다. 타선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점수를 만들었다. 1회 이용규의 좌전 안타와 정근우의 희생 번트, 김경언의 우전 적시타로 첫 득점에 성공했고 4회말 김태균의 시즌 4호 솔로 홈런으로 점수를 챙겼다. 수비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경기를 끝내고 김 감독은 “힘든 경기였다”면서도 “안영명은 올해 가장 적극적으로 던졌다. 어려울 때 일수록 덤벼드는 게 좋은데 투수 3명 다 그런 모습을 보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날 무너진 불펜 때문에 다 잡은 경기를 놓쳤던 롯데 자이언츠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선발 변경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종운 감독은 일정상 선발로 나설 송승준 대신 안정감 있는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을 선발로 내세웠다. 카드는 제대로 먹혔다. 롯데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단독 1위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린드블럼의 완투를 앞세워 5대 3으로 승리했다. 삼성의 연승 행진은 ‘6’에서 멈췄다. 린드블럼 덕에 롯데 불펜 투수들은 떨어진 자신감과 체력을 추스를 수 있게 됐다.
NC 다이노스의 5연패 탈출 재물은 LG 트윈스였다. NC는 투·타의 완벽한 조화를 앞세워 11대 3으로 이겼다. 두산 베어스는 KIA 타이거즈를 7대 3으로 꺾었고 넥센 히어로즈는 kt 위즈를 9대 2로 제압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는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이날 기준으로 103경기를 치르면서 총 101만869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김성근, 1346일만에 친정 SK 울렸다
입력 2015-04-25 0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