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구글 등 IT공룡들 “차세대 배터리 개발” 액셀 밟는다

입력 2015-04-25 02:04

글로벌 전자·IT 업체들이 차세대 먹거리를 위한 필수 기술로 ‘고성능 배터리’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1일(현지시간) 구글이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 사내 비밀 연구소인 ‘구글X’에 배터리 연구 전담팀을 만들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애플 출신 배터리 전문가인 라메시 바드와지 박사가 기존 배터리들에 대한 성능시험에 착수했고 자체 개발할 수 있는 배터리 기술로 연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애플과 IBM, 테슬라 등은 전기차 분야를 중심으로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전자·IT 업체들이 배터리 연구에 집중하는 이유는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면 수명이 길고 성능이 좋은 배터리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은 스마트카뿐 아니라 교통, 의료, 통신, 로봇공학 등 다방면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물인터넷(IoT)산업 진출에 고성능 배터리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현재 구글 연구팀은 크기는 작으면서 효율이 높은 고체 배터리 등 20개 이상의 배터리 프로젝트를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배터리 성능을 크게 개선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면 당장 구글 글라스나 구글 스마트카, 헬스케어 IoT 기기 등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제품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고체 배터리 생산 비용은 기존 리튬 배터리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구글이 이 분야에 획기적인 성능 개선을 기대하며 연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 역시 아이폰과 애플워치 등 기기에 장착되는 배터리 수명을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워치 배터리 수명이 짧다는 지적에 대해 “나도 애플워치를 충전하기 위해 매일 밤 시계를 푼다”고 하소연했다. 배터리 수명이 하루에 불과해 매일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IT 업체뿐 아니라 가전업체들도 기존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글로벌 가전 업체 다이슨은 지난달 미국 고체 배터리 기술을 보유한 삭티3에 1500만 달러(약 162억원)를 투자했다. 청소기 등 가전 기기에서 제품 성능을 크게 좌우하는 것이 배터리인 만큼 향후 삭티3에서 개발되는 고체 배터리를 다이슨 제품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삼성SDI, LG화학이라는 배터리 ‘글로벌 강자’의 기술력을 더해 고성능 배터리가 탑재된 제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소형 전지의 경우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등 중형 전지는 LG화학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다. 삼성전자 갤럭시S6에는 삼성SDI가 개발한 ‘파우치형 배터리’가 탑재됐다. 얇은 알루미늄 주머니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담은 이 배터리가 장책돼 제품이 전작 갤럭시S5보다 얇아질 수 있었다. LG전자 역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무선 청소기 ‘코드제로’ 전 라인업에 LG화학의 배터리를 적용해 사용 시간을 크게 늘렸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