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칠레 간 남극 연구협력, 정보교류 등이 가속화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칠레 국빈방문을 계기로 남극 정책대화 개시 등 양국 간 고부가가치 창출 협력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남극 협력 가시화, 남극기지 통화=박 대통령은 23일 오전(현지시간) 남극 세종과학기지 안인영 월동연구대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남극기지에 파견된 우리 대원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남극은 혹한의 불모지인데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이 많다. 그래도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는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곧 남극에 겨울이 시작되는데 아시아 최초의 여성 기지대장인 안 대장이 대원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당부했다. 안 대장은 영하 30∼40도까지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주로 실내생활을 하면서 연구 외에 정기적으로 연구주제를 발표·토론하는 ‘남극대학’을 운영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1988년 문을 연 세종과학기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남극과학기지다. 안 대장을 포함해 17명이 근무 중이다.
한·칠레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극지연구소(한국)와 남극연구소(칠레) 간 협력의향서(LOI)를 체결, 남극활동 정보 교류·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세종기지 후방지원 시스템도 구축해 운영키로 했다. 남극과 가장 가까워 천혜의 천문관측 조건을 갖춘 칠레와의 우주과학 분야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청와대가 자평한 경제 성과는=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 경제 성과에 대해 중남미 국가들과의 단순한 기존 교역 수준을 넘어 인프라, 방산, 보건의료,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새로운 경제외교의 지평을 열게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실제로 박 대통령이 페루에서 국산 다목적 고등훈련기 FA-50 수출 관련 논의에 힘을 실어준 것 외에 가시적인 경제 성과를 내세우기는 어렵지 않으냐는 시각도 있다. 박 대통령은 페루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항공협력을 강조했고, 페루 측은 비교적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밖에 청와대가 밝힌 상당수 경제 성과는 우리 측과 상대국의 명시적인 본계약이 아니라 MOU 수준으로, 실제 계약으로 직접 연결시키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콜롬비아와 체결한 MOU를 토대로 전체 중남미 전자상거래 시장에 향후 매년 30억 달러 이상 수출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것이나 칠레와의 몇몇 MOU 체결을 수년 후 52억 달러(추정치)의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과 직접 연결하는 것은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한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산티아고(칠레)=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韓-칠레 남극 연구협력 의향서 체결
입력 2015-04-24 03:53 수정 2015-04-24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