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은 ‘효자 용병’으로 불린다. 23일 현재 타율이 0.339로 KIA 선수 중 가장 높다. 실력 뿐 아니라 좋은 매너로 광주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팬들은 그가 나올 때마다 외국 가수 맥플라이(Mcfly)의 노래 ‘올 어바웃 유(All about you)’를 개사한 응원가를 목 놓아 부른다.
이날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선 그의 응원가가 더 크게 울려 퍼졌다. 필은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2-6으로 패색이 짙던 9회말 극적인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9회초만 해도 황재균이 솔로포를 터트리는 등 롯데가 2-6으로 앞서 KIA의 패배가 기정사실화됐다. 하지만 9회말 KIA의 대역전극이 남아 있었다. KIA는 이홍구가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김호령의 좌전안타와 강한울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그러자 필이 1볼 2스트라이크에서 김승회의 4구째 시속 136㎞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펜스를 넘기는 만루홈런으로 순식간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KIA는 이후 고의사구 두 개와 볼넷으로 계속된 2사 만루 찬스에서 타자 일순해 다시 타석에 들어선 이홍구가 바뀐 투수 홍성민으로부터 몸에 맞는 볼을 얻어 7대 6으로 승리했다.
반면 롯데 선발 심수창은 지독한 불운에 고개를 숙였다. 심수창은 5⅔이닝 동안 8피안타 2실점으로 KIA 타선을 틀어막아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던 2011년 8월 27일 목동 롯데전 선발승 이후 3년 7개월 26일(1335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필의 만루포로 그의 승리는 날아갔다. 심수창은 삼진 8개를 잡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종전 7개)을 새로 쓴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두산 베어스는 넥센을 7대 5로 물리치고 2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두산은 4-5로 뒤진 9회초 김현수의 투런 홈런 등으로 3점을 뽑아내는 뒷심을 발휘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선두 삼성 라이온즈는 5회에만 8점을 뽑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NC 다이노스를 14대 4로 대파하고 6연승을 달렸다.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는 시즌 8호 홈런을 때려내 NC 에릭 테임즈와 홈런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SK 와이번스는 kt 위즈를 3대 2로 제압하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SK 윤길현은 시즌 6세이브로 삼성 임창용(5세이브)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선수로 나섰다. LG 트윈스는 한화 이글스를 5대 2로 누르고 이번 3연전에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모규엽 기자 irte@kmib.co.kr
브렛 필 동점 만루포 ‘9회말 기적’을 쐈다
입력 2015-04-24 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