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잔뉴스] ‘청춘’은 결혼 안 하고, ‘황혼’은 갈라서고…

입력 2015-04-24 02:34 수정 2015-04-24 15:55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걸까? 적지 않은 청년들의 대답은 ‘아니요’다. 만만치 않은 결혼자금과 내 집 마련, 결혼 후에는 육아 부담과 빠듯한 살림 탓에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혼인율은 역대 가장 낮았고, 결혼을 미루는 탓에 초혼 연령은 역대 가장 높았다. 결혼 30년차 이상의 황혼 이혼도 전년에 비해 10% 늘어날 정도로 급증세를 나타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30만5507건으로 전년 대비 1만7300건(5.4%) 감소했다. 2003년 이후 가장 적었다. 인구 변화를 감안해 결혼 추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은 6.0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0.4 줄어들고,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후 가장 낮았다. 1980년만 해도 10.6까지 기록한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다.

초혼 연령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남성의 경우 평균 32.4세에, 여성은 29.8세에 첫 결혼을 했다. 1990년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했는데 지난해가 가장 높았다. 1990년 초혼연령은 남성, 여성 각각 27.8세, 24.8세였다. 24년 만에 각각 5세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미루는 이유는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계청 사회조사를 보면 만 13세 이상 국민 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56.8%였다. 2008년(68.0%)에 비하면 100명 중 12명은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이다. 특히 결혼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나이인 30∼39세의 경우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45.7%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또 미혼 남성은 51.8%가 결혼에 찬성하는 반면 미혼 여성이 결혼을 원하는 비율은 38.7%에 불과했다. 경력 단절, 육아 부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청년층이 결혼을 꺼리는 것은 주택 마련과 결혼자금 부담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달 19∼39세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결혼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결혼준비를 할 때 가장 염려되는 요인으로 주택마련(83.9%·이하 중복응답) 결혼자금(70.1%) 혼수준비(45.7%) 등이 꼽혔다.

지난해 이혼은 11만5500건으로 전년보다 0.2%인 200건이 증가했다. 그러나 혼인한 지 30년 이상 된 부부의 황혼 이혼은 1만300건으로 전년보다 10.1% 늘어났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2.3배로 증가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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