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23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 간사인 조원진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조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개혁안 처리에 계속 미적거리면 특위 위원들부터 삭발을 하겠다”고 ‘깜짝’ 선언을 했다. 그러면서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의원과 강은희 의원을 1순위로 지목했다. 조 의원은 매일 두 명씩 삭발하고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자택 앞에서 시위하자는 제안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농담으로 한 말이 아니라 진지하게 논의가 됐던 방안”이라며 “만약 여야가 합의한 시한까지 야당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런 일이 있기 전에 합의를 봐야 한다”며 “오는 27일 여야 원내대표단 회동 전에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 같다”고 분위기도 전했다. 이에 대해 다른 특위 위원은 “(삭발에) 동의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 의원의 삭발 배수진은 4월 임시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각오로 해석됐다. 마지막 본회의(5월 6일)까지 2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이 개혁안을 6월 임시국회로 넘기자고 하거나, 새로운 쟁점을 들고 나와 논의를 지연시킬 경우 새누리당으로선 이렇다할 압박 카드가 없어서다.
새누리당은 의총에서 새정치연합에 대해 공무원연금 개혁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의총 후에는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야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김무성 대표는 이례적으로 대국민 호소문까지 발표했다. 말 그대로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여야 대표·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 회동을 거듭 제안한 뒤 “지금 이 순간도 문 대표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野 공무원연금개혁 미적거리면 與 특위 위원들부터 삭발하겠다”… 조원진 특위 간사 깜짝 선언
입력 2015-04-24 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