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밀레니엄타운 ‘애물단지’ 오명 벗는다

입력 2015-04-24 02:40
18년째 답보상태인 청주 밀레니엄타운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충북개발공사는 청주시 주중동 옛 종축장 57만7500㎡에 공공시설 51%, 수익시설 49% 비율로 밀레니엄타운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 땅의 75%를 소유하고 있는 개발공사는 광장과 공연장, 잔디마당, 야영장 등 가족도시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개발공사가 밀레니엄타운 절반을 공원으로 조성하려면 땅값과 공원 개발비용을 보상받아야 한다. 밀레니엄타운의 땅값은 3.3㎡당 100만원을 훌쩍 웃돈다. 시세로만 따져도 950억원이 넘는 금싸라기 땅이다.

따라서 공원 용지를 벌충하려면 나머지 부지에 수익시설을 세워 비용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개발공사는 청주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중국인들을 겨냥한 병원과 저가형 호텔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1998년 조성계획 구상에 착수한 밀레니엄타운 개발사업은 앞으로 5년 뒤인 2020년까지 사업을 끝내지 못하면 개발 자체가 요원해질 수 있다. 개발공사가 2002년 청주시로부터 유원지 조성 기본계획을 인가받을 때 2020년까지 개발하겠다는 단서 조항이 달렸다. 이때까지 개발이 마무리되지 않아 인가가 자동 취소되면 난개발이 우려된다.

밀레니엄타운은 애물단지가 된지 오래다. 밀레니엄타운은 용도가 자연녹지지역으로 돼 있고 도시계획상 유원지로 지정됐다. 해당 부지가 자연녹지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상황에서는 건폐율·용적률 등 개발의 제한을 받아 대규모 투자나 수익사업 추진이 어렵다. 그동안 대중골프장, 국제웨딩빌리지 사업 등이 추진됐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현재까지 활용되고 있는 시설은 학생교육문화원과 바이오동산 등으로 전체 부지의 7%(4만㎡) 정도다.

충북도는 2000년 부지 매입과 설계용역에 152억5000만원을 투입했고 지금까지 9차례 실시한 타당성 조사 등 용역에만 18억4000만원의 혈세를 투입했다.

개발공사는 오는 27일 밀레니엄타운 조성사업 협의회를 열고 개발 방안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논의를 거쳐 5월까지 기본적인 개발구상 수립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또 자연녹지지역으로 묶여있는 밀레니엄타운 부지를 주거·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개발공사 관계자는 “가족도시공원과 수익시설을 조성하는 데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며 “충분한 협의를 거쳐 기본 개발구상을 수립한 뒤 신속히 도시계획 변경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