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살해가 이슬람의 지하드” 뉴욕 버스 무슬림 비하 광고 논란

입력 2015-04-24 03:01

세계의 중심이라는 미국 뉴욕 시내버스에 실릴 한 버스 광고(사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광고에는 스카프로 머리와 얼굴을 감싼 한 남성의 위협적인 모습과 그 옆에 “유대인을 죽이는 것이 알라에 대한 숭배다”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또 그 아래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름과 함께 “이것이 그들의 지하드(이슬람 성전)다. 그럼 당신의 지하드는?”이라고 묻고 있다.

무슬림에 대한 편견과 혐오 정서를 유발할 수 있는 이 광고는 친(親)이스라엘 단체 미국자유수호협회(AFDI)가 제작한 것으로 조만간 뉴욕 시내를 다니는 버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맨해튼 연방지법이 21일(현지시간) 이 광고를 시내버스에 부착해도 좋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2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처음 광고가 제작됐을 당시 뉴욕 교통주무기관인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는 이 광고가 테러리즘이나 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며 시내버스 게시를 거부했다. 그러자 AFDI는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MTA가 광고를 막는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해 12월 소송을 냈다.

법원은 “광고 게재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헌법의 보호를 받는다”며 AFDI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2013년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의 시내버스에도 유사한 내용의 광고가 실렸으나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MTA가 뉴욕 시민의 관용을 과소평가하고 광고의 잠재적 영향력에 대해 과대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법원은 MTA가 항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판결 이행을 30일간 유예했다.

MTA의 애덤 리스버그 대변인은 “실망스럽다.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