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시장의 투자자 예탁금 규모가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아지고, 코스피200 선물·옵션 거래단위를 5분의 1로 축소한 미니상품이 나온다. 개인·소액투자자를 코넥스시장과 파생상품시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조치다. 모든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호가·체결내역 게시판인 ‘K-OTC BB’도 개설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코넥스·파생상품·장외주식거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23일 발표했다. 기관투자가·자산가 위주 시장이었던 코넥스에 개인투자자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현재 3억원인 예탁금 규제가 다음 달 규정 개정을 통해 1억원으로 완화된다. 예탁금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는 소액투자전용계좌(연간 3000만원 한도)도 증권사 시스템 개발이 끝나는 대로 도입된다. 증권사를 통한 간접투자방식인 랩어카운트는 현재 1억원인 예탁금이 아예 없어진다.
위축된 파생상품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신상품이 3분기 중 순차적으로 상장된다. 우선 코스피200 선물·옵션 대비 거래단위가 20% 수준인 코스피200 미니선물·옵션이 도입된다. 코스피200 선물의 1거래단위가 1억3000만원으로 소액투자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미니선물은 2600만원으로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코스닥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배당지수 선물, 무역결제나 대(對)중국 투자의 위험관리를 위한 위안화 선물상품도 도입된다.
상장이 어려운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를 북돋우기 위해 ‘K-OTC BB’란 비상장주식 장외거래 인프라가 오는 27일부터 운영된다. 지난해 8월 개설된 K-OTC가 우량 비상장기업 주식이 거래되는 1부 시장이라면 K-OTC BB는 모든 비상장기업 주식이 거래되는 2부 시장이다. 투자자가 증권사에 주문을 내면 증권사는 K-OTC BB에 호가를 게시해 거래 상대를 탐색한다. 매매가 이뤄지면 체결 내역이 다음날 K-OTC BB에 게시된다. 현재 장외에서 주로 거래되는 75개 종목으로 개설되지만 투자자 주문 등으로 증권사가 요청하면 종목이 즉시 추가된다. 7개 증권사로 시작하고 6월까지 2∼5개사가 추가로 참여할 예정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중소·벤처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 움트기 시작한 벤처의 싹이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넘어 결실을 맺으려면 도약단계 기업의 자금·인력·판로에 대해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며 “오늘 발표한 코넥스 활성화 대책과 거래소 구조개혁, 자본시장 효율화 대책 등을 계속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금융위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 코넥스·파생상품시장 개인 투자 늘린다
입력 2015-04-24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