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학생들의 비타민D 결핍이 심각한 수준이다. 10명 중 7∼8명은 비타민D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합성되는 비타민D가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야외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학업·입시에 짓눌려 햇빛을 볼 시간이 없는 것이다.
서울의과학연구소(SCL) 이안나 부원장(진단검사의학 전문의)을 비롯한 연구팀은 지난해 전국 332개 의료기관에서 의뢰받은 소아·청소년 1만3728명의 검사 결과를 분석해보니 18∼20세의 85.8%가 비타민D 결핍증 기준치(20ng/㎖)를 밑돌았다고 23일 밝혔다. 비타민D는 소아·청소년기의 뼈 건강과 성장에 꼭 필요하다. 부족하면 비만, 대사증후군, 당뇨 등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비타민D는 연어, 고등어, 달걀노른자 등 음식을 통해 섭취할 수 있지만 소량에 그친다. 적당한 야외활동이 비타민D 생성에 가장 효과적이다.
비타민D 결핍률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3세 미만 유아 중에는 27.4%만 비타민D 결핍 상태였다. 이 비율은 3∼5세 34%, 6∼8세 51.2%로 늘고, 9∼11세 62.8%, 12∼14세 75.1%, 15∼17세 76.8% 등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중·고생 연령대에서 비타민D 결핍률은 70%를 넘어섰다.
연구팀은 밖에서 노는 시간이 줄어들고 학교와 학원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7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미국임상화학회(AACC)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햇볕 못 쬐는 중고생의 현실… 10명 중 7∼8명 비타민D 결핍
입력 2015-04-24 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