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격투기 ‘UFC 전설’ 앤더슨 실바 “태권도 선수로 리우올림픽 도전”

입력 2015-04-24 02:55
UFC 스타 앤더슨 실바가 23일(한국시간) 브라질태권도협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태권도 선수로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나서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브라질태권도협회 홈페이지

이종격투기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의 ‘전설’ 앤더슨 실바(40·브라질)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태권도 선수로 출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실바는 23일(한국시간) 브라질태권도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우올림픽 태권도 종목에 출전하기 위해 브라질 대표 선발전에 출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헤비급(80㎏)에 도전할 계획이다.

실바는 “태권도를 통해 운동을 시작했고, 내 인생을 바꿨다”면서 “태권도에서 얻은 것들을 돌려주고 싶다”고 도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항상 태권도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UFC 활동 때문에 기회가 없었다”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지만 부딪치고 싶은 도전과제”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브라질태권도협회 카를로스 페르난데스 회장은 “태권도 종목에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요즘 마케팅에는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 실바의 도전은 우리에게는 복권이나 마찬가지”라고 크게 반겼다.

다만 실바의 꿈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실바는 지난 1월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일시 자격정지 상태에 놓여 있다. 청문회를 거쳐 추가 징계가 확정되면 올림픽 출전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결정에 따라 출전 여부가 결정된다.

실바는 태권도 유단자로 브라질태권도협회 홍보대사를 지내고 있다. 특히 이종격투기에 앞서 태권도를 배우고 난 후 파이터의 길을 걸었다. UFC에서도 태권도의 앞차기를 응용한 발차기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2006년 UFC 미들급(77㎏) 챔피언에 오른 후 무려 16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최강으로 군림했다. 팬들로부터 ‘투신(鬪神)’이라는 닉네임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 크리스 와이드먼(31·미국)과의 경기에서 레그킥을 시도하다 정강이뼈 골절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며 1년이 넘도록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올 2월 닉 디아즈(32·미국)와의 복귀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