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식도락 및 쇼핑분야 관광정책이 겉돌고 있다. 맛과 유행을 선도하는 고장이라는 전국적 명성에 비해 관광객들을 유인할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 관계자는 “빼어난 자연경관과 역사 유적지 등의 관광코스를 주로 선택하던 국내외 관광객들의 소비취향이 쇼핑과 식도락 위주로 바뀌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관광객들이 정형화된 장소중심의 관광보다는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업체와 유명 음식점 등을 일부러 찾는 일이 잦아졌다는 것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12년 국내관광객 6638명을 대상으로 여행 후 기록부 또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 같은 시대변화가 반영됐다. 조사결과 여행의 주요 목적은 휴식과 휴양(49%), 풍경감상(29.6%)에 이어 음식관광(15.2%), 쇼핑 등 야외활동(9.5%), 유적지 방문(4.7%)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외 관광객의 소비패턴 변화와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든 호남고속철(KTX) 개통 등에 발맞춰 다양한 관광정책 수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광주시의 식도락 및 쇼핑분야 관광정책은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식도락 관광정책의 경우 1994년 창설된 ‘김치축제’를 제외하면 내세울만한 음식축제가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김치축제는 현재 21년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당초 목표한 ‘광주김치의 전국화’에는 실패했다. 김치축제는 그동안 16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으나 광주지역의 김치생산 실적은 전국의 0.98%, 수출실적은 0.08%에 그쳐 ‘속빈 강정’이나 다름없다.
쇼핑분야 역시 시내면세점의 시장규모가 5조4000억원에 달했지만 광주에는 아직 한 곳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 등을 겨냥한 시내면세점은 2012년 광주 로케트전기가 승인을 얻어 전남 순천에 개장을 추진했다가 초기 투자비용 부담과 명품 브랜드 업체들의 입점기피로 무산된 이후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광주를 방문한 관광객은 전국 6개 광역시 가운데 하위권 수준이다. 2012년 광주를 찾은 관광객은 총 212만5000명으로 부산 673만1000명, 인천 368만4000명, 대구 353만8000명, 대전 303만6000명에 훨씬 못 미쳤다.
시 관계자는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식도락과 쇼핑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KTX 개통을 계기로 구체적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먹거리·살거리 없는 광주 관광… 맛·유행 선도 명성 무색
입력 2015-04-24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