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마케팅의 아버지, 자본주의를 비판하다

입력 2015-04-24 02:00

자본주의 비판이 유행이라지만 비판자가 필립 코틀러라면 이야기가 사뭇 달라진다. 마케팅의 아버지, 전 세계 경영대학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마케팅 교과서의 저자, 수십 년 동안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활동한 경영학자가 코틀러 아닌가.

누구보다 자본주의에 정통한 그가 현재의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를 소득 불평등을 비롯해 빈곤, 최저임금, 일자리문제, 높은 부채 부담, 공공정책에서 부자들의 균형에 맞지 않는 혜택, 너무 비싼 환경 비용, 경기 변화가 심한 경제 사이클 등 14가지로 정리한다.

저자는 또 토마 피케티의 주장을 지지하면서 지나친 소득격차가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저하시킨다고 말한다. “대다수 시민의 실질적 소득이 늘지 않는다면, 상품의 재고는 쌓이고, 투자와 생산은 둔화되며, 실업률은 상승한다”며 “실업이 계속 늘어나면, 폭동이 일어나 자본주의 자체뿐만 아니라 부유층도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그는 “더 나은 자본주의가 가능하다”면서 노동조합의 활성화, 종업원지주제, 부유층 중과세, 기본소득, 국민행복지수 등을 대안으로 검토한다. 박준형 옮김.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