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세 번째 방문국인 칠레의 미첼 바첼레트(사진) 대통령은 남미 최초의 여성 정치지도자다. 박 대통령과 22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진 바첼레트 대통령은 2005년 칠레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칠레뿐 아니라 남미 첫 여성 대통령에 오른 인물이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당시 4년 임기를 마친 뒤 칠레의 연임 제한 규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가 2013년 대선에 다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박 대통령도 2012년 대선에서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번 정상회담은 아시아와 중남미의 대표적 여성 정치지도자끼리의 첫 공식회담이다.
두 정상은 살아온 배경과 나이 역시 닮은꼴이다. 1952년에 태어난 박 대통령은 63세로, 1951년생인 바첼레트 대통령과 비슷한 또래다. 바첼레트 대통령 아버지인 알베르토 바첼레트는 공군 소장이었고, 박 대통령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도 군인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닮아 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부하의 흉탄에 목숨을 잃었고, 바첼레트 대통령 부친도 피노체트의 군사 쿠데타 당시 부하들로부터 모진 고문을 받아 숨지는 등 두 정상 모두 부친을 잃은 충격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박 대통령이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바첼레트 대통령이 의학을 각각 전공하는 등 같은 이공계 출신이기도 하다.
두 정상은 2013년 2월 박 대통령 취임식 당시 유엔 여성기구 총재였던 바첼레트 대통령이 참석해 면담한 바 있다. 지난해 유엔 총회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도 만나 환담하며 친분을 나눴다.
산티아고(칠레)=남혁상 기자
첫 여성 대통령, 나이 비슷·이공계 출신… 韓·칠레 정상 살아온 배경 등 ‘닮은꼴’
입력 2015-04-23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