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세 번째 중남미 순방국인 칠레에서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보건의료·방산·교육 등 신성장 동력 분야로 양국 간 교류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칠레 정상회담에서 이런 내용의 양국 관계 심화·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회담 이후 양해각서(MOU)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 워킹홀리데이·사회보장·방산·정보통신기술(ICT)·글로벌 창업·보건의료 MOU 체결 등을 지켜봤다.
양국 간 워킹홀리데이 협력과 관련해 우리 측은 칠레에 쿼터 없이 무제한으로, 칠레 측은 연간 100명씩 상호 교류키로 했다. 워킹홀리데이 협정은 중남미 및 스페인어권 국가와는 처음으로 체결되는 것이다.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 간 창업프로그램 공동개발, 청년 창업자들의 상호 파견 및 창업지원 관련 MOU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칠리콘밸리(칠레+실리콘밸리)’를 통한 우리 청년 벤처창업 인력의 중남미 진출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칠리콘밸리는 2010년 칠레가 자국을 남미 혁신과 창업의 허브로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발족시킨 프로젝트로, 세계적 창업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청년 창업인력의 더 많은 해외진출이 가능해졌고 또 칠레뿐 아니라 남미 지역에 창업인력이 본격적으로 진출할 길도 열게 됐다”고 소개했다.
청와대는 또 EBS와 칠레 제1국영 방송사 TVN의 MOU를 통해 ‘뽀로로’ 등 우리 문화콘텐츠와 K팝 콘텐츠의 중남미 시장 진출 계기가 마련된 것도 대표적인 회담 성과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페루에 이어 우리 원격의료 시스템과 의료기기·통신장비의 중남미 본격 진출 계기도 마련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번 박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2018년 52억 달러의 시장규모가 예상되는 등 고속 성장 중인 칠레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에너지의 75% 이상을 수입하는 칠레는 2012년 6%인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25년 20%까지 확대하는 법안을 제정하며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칠레는 우리의 첫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상대국이었던 만큼 우리나라의 중남미 진출 교두보로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우리와 상호보완적 무역구조를 갖고 있어 미래를 위한 상생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라고 말했다.
산티아고(칠레)=남혁상 기자
韓-칠레 정상회담, 워킹홀리데이 협정 체결… 청년 창업자 상호 파견
입력 2015-04-23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