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역 웬말” 플래카드 100개 내건다… 코엑스역명추진위 부착 시작

입력 2015-04-23 00:16
22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코엑스역명추진위원회가 내건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명 반대 플래카드를 추진위 관계자들이 바라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코엑스역명추진위원회는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입구 앞 도로에 서울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명 개정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부착했다. 강남구청이 불법이라며 강제 철거하자 역명추진위가 “상업용이 아닌데도 철거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맞서는 등 마찰이 빚어졌다.

플래카드 문구는 ‘글로벌시대 코엑스 사거리, 봉은사역 웬말인가? 강남구민이여 2016년 총선에서 심판하자!’ ‘신연희 구청장, 입만 열면 글로벌 시대! 봉은사(코엑스)역 제안 의도 무엇인가’ ‘강남구청 봉은사 홈페이지와 링크? 엉터리 여론조사 진실을 밝혀라!’ 등이다.

역명추진위는 이 같은 내용의 플래카드 4개를 신 구청장의 정책을 지지하는 플래카드 옆에 게시했다. ‘서울시의 한전부지 일대 지구단위계획구역 확대 결사반대’ 등 신 구청장의 정책을 지지하는 플래카드는 게시자도 밝히지 않은 채 12일째 걸려 있었다.

그러나 역명추진위의 플래카드는 게시 5분 만에 강남구청 도시환경국 광고물정비팀 직원 6명이 달려와 철거를 시도했다. 최범진 강남구 광고물정비팀장은 “관내 불법 광고물이 많이 걸리고 있는데 역명추진위의 플래카드는 이것(신 구청장을 옹호하는 플래카드)과 다르다”면서 철거의사를 통보했다. 공도현 역명추진위 대변인은 “두 플래카드에 적용되는 법이 다르다는 말이냐”면서 “우리 플래카드를 떼려면 신 구청장을 옹호하는 것도 함께 떼야 한다”고 따졌다.

실랑이는 구청에서 역명추진위 플래카드 1개와 신 구청장을 옹호하는 플래카드 2개를 함께 강제 철거하면서 마무리됐다. 나머지 플래카드 3개는 역명추진위가 자진 철거했다.

최 팀장은 “상업용 플래카드와 달리 주민들이 이익을 침해당했다며 게시한 플래카드는 강제집행하지 않는다”면서 “역명추진위의 플래카드가 상업용인지 아닌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역명추진위는 강남구 관내에 코엑스역명 개정을 촉구하는 플래카드 100개를 부착할 예정이다. 조만간 서울시에 지하철 역명을 코엑스로 개명해 달라는 요청서도 제출한다. 역명추진위가 인터넷 카페(cafe.naver/coexstation)를 통해 배포 중인 코엑스역명 개정 청원 서명에는 1300여명이 참여했다. ‘불자 박원순 시장님, 서울시를 불교에 바치시렵니까’ 동영상(youtu.be/I9eyzEV6C0g) 조회수는 6만5500건을 넘어섰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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