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악의 음악적 즐거움 관객과 나누고 싶어요”… 슈베르트 콩쿠르 입상 ‘트리오 제이드’ 정기연주회

입력 2015-04-23 02:50
‘미녀 3인방’으로 유명한 실내악 트리오 제이드. 왼쪽부터 피아니스트 이효주, 첼리스트 이정란,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 MOC프로덕션 제공

“독주나 오케스트라와 다른 실내악의 매력에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가 없어요.”

첼리스트 이정란(32)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30) 피아니스트 이효주(30)로 구성된 ‘트리오 제이드’는 지난 2월 슈베르트 국제 실내악 콩쿠르 피아노 트리오 부문에서 1등 없는 3등을 차지했다. 입상을 기념해 29일 2년 만에 두 번째 정기연주회를 연다.

최근 국민일보와 만난 트리오 제이드의 세 연주자들은 “실내악은 독주자로 나설 때의 부담감이 줄고,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지휘 아래 감출 수밖에 없는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며 “서로 의지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음악적 즐거움이 정말 크다. 우리가 느끼는 실내악의 재미를 관객과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주니어 시절부터 여러 콩쿠르를 휩쓸었던 세 연주자는 예원학교 선후배 사이다. 2002년 동시에 파리고등음악원에 입학해 급속히 가까워진 이들은 2005년 실내악 수업의 일환으로 팀을 결성했다. 세계무대에서 동양 보석 ‘옥(jade)’처럼 은은히 빛나는 음악을 들려주자는 취지에서 트리오 제이드라고 이름을 지었다. 이정란은 “당시 실내악팀 중 동양 연주자로만 구성된 곳은 우리뿐이었는데, 이름을 고민하다가 자연스럽게 ‘옥’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2006년 세 연주자가 파리고등음악원을 졸업한 후 본격적으로 트리오 제이드를 시작했지만 거주 국가가 달라 모이는 게 쉽지 않았다. 현재도 이효주는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에 재학 중이고, 파리에 사는 박지윤은 프랑스 페이 드 라 루와 국립오케스트라 악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정란은 지난해 6월까지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수석이었다. 이효주는 “분기별로 1번 정도 만나서 집중적으로 연습을 한다. 셋이 합숙하면서 모든 시간을 쏟아 붓는다”고 설명했다.

슈베르트 실내악 콩쿠르는 트리오 제이드가 결성한 뒤 10년 만에 처음으로 나간 콩쿠르다. 한국 피아노 트리오로는 첫 입상이다. 콩쿠르를 불과 열흘 앞두고 소매치기를 당해 운주법 등을 적어놓은 악보를 통째로 잃어버리기도 했다. 박지윤은 “너무 정신없는 상황에서 콩쿠르를 나갔지만 절실해서인지 입상까지 하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기회가 되는 대로 실내악 활동에 더욱 매진할 예정이다. 올해는 북미에도 투어가 예정돼 있다. 이번 공연에선 모차르트 피아노3중주 3번, 생상 피아노3중주 1번, 라벨 피아노3중주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