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지방의 한 모텔에서 사업실패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40대 후반의 오모씨가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11일 밤에는 50대인 황모씨가 서울 시내의 한 지하 공영 주차장에서 자신의 화물차 짐칸에 들어가 자살을 기도하려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점점 증가하는 40∼50대의 자살 예방을 위해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라이프호프)가 팔을 걷었다. 출범 3년차인 라이프호프가 22일 발표한 올해 사업계획에는 이른바 ‘4050세대 남성’들을 위한 자살예방활동 프로그램 ‘마음이음 4050’이 눈길을 끌었다.
라이프호프 운영위원장 조성돈(실천신학대학원대·사진) 교수는 “우리나라 40∼50대 남성의 자살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이들 세대의 자존감을 세워주는 등 돌봄이 절실하다”고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했다.
통계청의 ‘2013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자살 사망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의 경우 40∼50대 중심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남성 평균 자살률은 39.8명으로 전년보다 4.2% 증가했다. 이 가운데 40대와 50대는 전년 대비 각각 9.9%(47.2명), 8.9%(58.0명) 늘었다. 20대가 10.8% 감소(20.9명)한 것과 대조된다.
라이프호프는 또 자살시도자 및 자살자 유가족들과 함께 매월 한 차례씩 드려오던 ‘자살자 유가족 위로예배’를 ‘마음이음 정기예배’로 바꿔 이어가기로 했다. 자살예방기초교육인 ‘무지개’ 강사 양성도 3차례에 걸쳐 실시한다. 이 과정은 지난해에만 총 300명이 수료했으며, 이 중 120명 정도가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주선 라이프호프 기획실장은 “이들 활동가 중 80% 이상이 목회자들이고 나머지는 기독교를 배경으로 한 상담가나 사회복지사들”이라며 “자살예방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펼치는 활동도 눈에 띈다. 라이프호프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생명보듬 함께 걷기(9월)’ ‘희망벽화 그리기’ 등을 개최한다. 또 서울시가 주최하는 자살예방사업인 ‘살사(살자, 사랑하자의 줄임말)프로젝트’에 동참해 자살예방 상담전화 사업과 유가족 추모행사 등을 펼치기로 했다.
조 교수는 “기독교 등 종교단체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이 자살예방 활동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높다”면서 “종교계를 통해 자살예방활동이 사회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목회자와 성도들의 관심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힘내세요 4050’… 라이프호프 자살예방센터 ‘마음이음 4050’ 프로그램
입력 2015-04-23 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