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농협 “성완종 리스트 불똥 튈라” 가시방석

입력 2015-04-23 02:37 수정 2015-04-23 18:31

‘성완종 리스트’의 검은 그림자가 금융권에도 드리웠다. 경남기업 대출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데 더해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위원이었던 성 전 회장이 대출을 위해 은행에 로비를 했다는 설이 퍼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NH농협금융지주는 성 전 회장이 접촉한 인물 가운데 전직 회장과 회장 내정자가 포함돼 있어 혹시나 불똥이 튈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은 2013년 9월 경남기업 3차 워크아웃 신청 전 임종룡 당시 농협금융 회장과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을 만났다고 기록했다. 임 전 회장은 지난 2월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김 전 행장은 농협 이사회에서 후임자로 선정돼 24일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앞두고 있다.

농협은 갑작스러운 악재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차기 회장 선임과정에서 각종 유력 인사 이름이 오르내리며 ‘관치’ 논란이 일다 김 내정자 확정 이후 부정적 여론이 나오지 않자 농협은 내심 안심했다. 공직윤리위 통과를 확신하고 27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잡았다. 하지만 취업심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 낙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통과되더라도 검찰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상황이 묘해졌다.

수은의 경남기업 여신 규모는 대출채권 2172억원, 이행보증 약 3000억원 등을 합쳐 5210억원에 이른다. 금융권에서 가장 많다. 농협은 522억원 수준이며,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2월 사이 대출 잔액의 79.6%가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여신업무 담당자들은 “모두 받아들이는 건 아니지만 정치권에서 잘 봐달라고 말하면 무시할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한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