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예멘 공습 중단… 내전종식 대화 시작될까

입력 2015-04-23 02:45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아랍 수니파 9개 동맹국이 지난달 26일부터 시작한 예멘 내 시아파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중단한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향후 군사행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지만 국제사회의 압박과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반발 등을 의식해 확전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란도 공습 중단 발표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혀 다국적 전쟁으로 치달을 뻔한 예멘 사태가 일단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 조짐이다. 아흐메드 아시리 동맹군 대변인은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과 예멘 정부의 요청으로 공습을 종료한다”면서 “공습 중단이 휴전은 아니며, 앞으로도 후티가 민간인을 공격하면 공습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고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아 방송이 전했다.

사우디는 해상 봉쇄와 공중 감시는 계속 유지키로 했다. 사우디에 피신한 하디 대통령은 TV에 나와 예멘으로 복귀할 뜻을 밝혔다.

사우디는 쿠데타를 일으킨 후티가 수도 사나를 장악한 데 이어 하디 대통령이 피신해 있던 남부 아덴까지 포위하자 동맹군을 결성해 지난달부터 반군에 공습을 가해왔다. 동맹군은 2000회의 공습으로 후티의 스커드미사일 등 전력 80%를 무력화했다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동맹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등 944명이 숨지고 348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가 급증하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0일 주유엔 사우디대사를 불러 즉각 공습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었다.

이란의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은 “공습 중단은 바람직하며 이제 인도주의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다양한 세력으로 구성된 새 정부 출범을 위한 예멘 내부의 대화도 시작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