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부인 동모씨가 실제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체스넛비나(현 GTG)가 경남기업 베트남 현지법인과의 비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남기업의 부실화로 인한 금융사 등의 피해금액은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22일 경남기업과 관계사들의 연결감사보고서와 이 회사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체스넛비나는 2012년부터 3년 동안 하노이 소재 랜드마크72빌딩 시행사인 경남비나로부터 천문학적인 액수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추정됐다.
2010년 설립된 체스넛비나는 랜드마크72빌딩이 완공된 뒤 시설관리와 전산용역, 자재납품 등의 업무를 도맡아 왔다. 체스넛비나는 연간 시설관리 수수료로 추정원가의 배 수준인 432만 달러를 받았다. 주차장 용역료도 추정원가 3만6000달러의 배가 넘는 연간 8만4000달러를 받았다. 추정원가가 65만2680달러에 불과한 자재 등의 구매대행 금액도 연간 93만2400만 달러로 부풀렸다.
월 적정 임대료가 ㎡당 15달러인 랜드마크72의 상가 7개를 0.1∼2.46달러에 임차해 연간 47만 달러의 차익을 얻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체스넛비나는 이 같은 방식으로 연간 533만6400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절반이 넘는 300만 달러가량이 비자금 용도로 축적됐을 것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경남기업 관계자는 “체스넛비나가 랜드마크72빌딩의 시행사인 경남비나와 거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베트남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법인들이어서 거래 규모·방법 등 자세한 내용은 한국 쪽에서 파악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15일 상장 폐지된 경남기업에 대출(보증 포함)을 해준 금융기관은 모두 17곳이다. 수출입(5208억원) 신한(1761억원) 산업(611억원) 농협(521억원) 수협(517억원) 국민(453억원) 우리(356억원) 광주(326억원) 기업(229억원) 대구(21억원) 등 은행 10곳의 대출이 약 1조원대로 집계됐다. 우리종금 등 비은행 3곳의 대출은 118억원, 대우증권 등 증권사 2곳은 235억원을 빌려줬다.
이 밖에 서울보증보험(3148억원)과 무역보험공사(28억원)가 주로 계약이행 보증 형태로 3176억원을 지원했다. 금융권 대출 가운데 담보가 없어 회수할 수 없는 금액이 7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수출입은행 등 13개 금융기관은 상장 폐지된 경남기업 주식에서도 모두 75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 이에 따라 금융권이 경남기업 사태로 입은 손실은 모두 810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모두 1623곳인 경남기업 협력업체가 볼 피해도 25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남기업의 상장 폐지로 개인투자자 7900여명이 떠안은 최종 손실은 약 350억원으로 파악됐다.
선정수 유성열 기자 jsun@kmib.co.kr
[관련기사 보기]
“경남기업 수상한 거래 300만달러 비자금 의혹”
입력 2015-04-23 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