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 참사서 극적으로 구조된 여대생, 트라우마 이기고 미스코리아 대회 출전

입력 2015-04-23 02:56

리조트 붕괴 참사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여대생이 트라우마(사고후유장애)를 극복하고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출전했다.

부산외대 영어학과 3년 공진솔(22·사진)씨는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15 미스코리아 부산·울산 선발대회’에 출전해 동백상의 영예를 안았다. 동백상은 특별상으로 부산시의 시화인 동백꽃처럼 ‘눈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고고함’을 갖춘 참가자에게 수여된다. 공씨는 “진·선·미보다 값진 상을 받았다”며 “앞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2월 17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당시 공씨는 학생회 예산을 담당하는 총무팀장으로 행사에 참가했었다. 붕괴 직전 무대에서 이벤트사 직원들과 게임 진행과 상품 등에 대해 상의한 뒤 체육관에서 신입생들의 활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사회자가 마이크로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란 멘트를 하는 순간 천장이 ‘우지직’ 소리를 내며 V자로 내려앉기 시작했다. “뭐지? 무슨 이렇게 큰 이벤트가 준비됐지?”라고 웅성거리는 순간 기둥이 무너지면서 불이 꺼지고 암흑이 됐다. 바닥에 넘어진 공씨는 누군가 자신의 팔을 끌어당겨줘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