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1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장남 승훈(34)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성 전 회장이 남긴 유서를 임의 제출받아 확보했다. 가족들은 그동안 유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성 전 회장 시신에서 발견된 금품 메모와 달리 장문(長文)인 것으로 알려져 여러 의혹과 관련해 새로운 내용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1일 오후 2시50분쯤부터 4시까지 승훈씨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과 승용차를 압수수색했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유족의 슬픔을 고려해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승훈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성 전 회장의 미공개 유서를 임의 제출받았다. 성 전 회장 사망 직후 유서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유서에는 주로 가족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다른 증거가 포함돼 있을 수 있어 검찰은 유서 확보에 주력해 왔다. 유족들은 유서 내용을 전달해 달라는 검찰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협조키로 마음을 바꿨다. 승훈씨는 정치권 로비 내역이 담겨 있다는 ‘비밀장부’ 존재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10분쯤 동대문구 경남기업 사무실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성 전 회장의 동생 일종씨 자택과 성 전 회장이 생전에 자주 찾았던 강남의 리베라호텔 등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베라호텔은 성 전 회장이 사망 전 언론 인터뷰에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현금 7억원을 건넨 장소로 언급한 곳이다. 사망 전날에도 이 호텔에 들렀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정부경 이경원 기자
vic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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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성완종 리스트’ 파문] 성완종 유서 확보
입력 2015-04-22 03:24 수정 2015-04-22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