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창문 너머 물결 ’ 버스, 경인아라뱃길 달린다… 수륙양용버스 국내 첫선

입력 2015-04-22 02:31 수정 2015-04-22 18:14
국내 최초 수륙양용버스가 21일 인천 서구 정서진 경인아라뱃길을 시원스럽게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수륙양용 버스가 경인아라뱃길로 입수하는 순간의 짜릿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21일 낮 11시40분쯤 인천 서구 정서진에서 아쿠아관광코리아㈜의 아쿠아버스가 경인아라뱃길로 빠져들자 버스 안 곳곳에서 ‘우∼’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물에 입수하는 순간 수륙양용버스 옆으로 큰 물결이 튀자 근처에서 지켜보던 자전거 동호인들도 탄성을 질렀다. 채기석(65·인천 운남동)씨는 “처음이니까 너무 신기하고 오금이 저릴 정도로 스릴이 넘쳤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대당 10억원인 아쿠아버스의 창문 옆으로 손에 잡힐 듯 운하의 물결이 찰랑거렸다.

탑승객들은 경인아라뱃길로 들어가기 전 구명동의를 착용했다. 맨 앞 왼쪽 운전석에는 운전사가, 오른쪽은 선장이 타고 있었다. 장인억(62) 선장은 용주해운에서 30년 경력을 쌓은 베테랑 선장이다. 선장 옆에는 항법장치가 있어 해상에서 운항 중인 다른 선박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정원은 39명 규모이다. 차높이는 3.7m로 일반버스보다 높다. 출입문은 유압장치를 이용해 열고 닫는다. 폭은 2.5m이며, 겉면은 6㎜ 두께의 알루미늄으로 돼 있다.

수륙양용버스는 해상에서는 260마력의 볼보엔진 2대를 활용하고, 버스 안에 물이 들어오면 자동펌프 6개가 가동되도록 설계돼 있다. 천장문도 비상시 양쪽의 핀을 뽑고 위로 밀어서 탈출하도록 돼 있었다. 비상용 망치 6개가 버스 내부 곳곳에 설치돼 언제든 유리창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했다.

15분 동안 경인아라뱃길을 달린 수륙양용버스는 큰 물결을 일으키며 무사히 육지로 올라왔다. 버스는 수상구간에 앞서 국립생물자원관∼시천나루∼매화동산∼아라폭포∼공항철도 계양역 구간을 50분 동안 달리게 된다.

장호덕 아쿠아관광코리아 대표는 “허가를 받는 데 11년 걸렸다”며 “중국에도 아직까지 수륙양용버스가 없어 외국인 손님맞이를 위해 우리말과 중국어를 동시에 구사할 수 있는 가이드도 채용했다”고 말했다. 수륙양용버스는 오는 5월 15일부터 오전 6시3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오후 6시까지 운행될 예정이다. 정서진 아라뱃길 터미널 매표소에서 성인기준 3만원에 표를 살 수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