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불마켓 증권사가 뜬다] 봄바람 코스피… 증권株 50% 이상 뛰어오르며 신바람
입력 2015-04-22 02:48
바야흐로 ‘머니 무브(Money Move)’가 뚜렷한 주식시장의 대(大)상승기다. 유례없는 1%대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은행 예금에 있던 자금이 증시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가 나타나면서 증권업종이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오랜 한파(박스권 장세)에 어려움을 겪던 증권사들에 드디어 봄이 찾아온 것이다.
증권업종은 연초 대비 50% 이상 올라 전체 업종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업종은 증시 거래대금이 급락했던 2012년 4월부터 부진한 업황 속에 박스권 주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올 들어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증권주 상승 분위기가 마련됐다. 지난해 말 6조원에 불과하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4개월 동안 70% 이상 늘어 4월 현재 10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에 증권업지수는 3년간 갇혀있던 박스권을 상향 돌파했다.
거래대금이 늘면 증권사의 수탁수수료 수입이 증가한다. 상승장 속에 신용공여가 증대되면 증권사의 이자수익이 늘어난다. 또 시장의 기대대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시장 금리가 하락을 지속하면 증권사의 채권운용 수익이 더욱 커진다. 여기에 증권업계의 구조조정 마무리로 비용 절감 효과까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증권사 실적 호조를 위한 네 박자가 맞아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1분기 주요 증권사들의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1%로 평분기 대비 2배 수준의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세에 관해서도 “금리 반등 시기에 주가가 조정될 수 있지만 현재의 유동성 상황이 지난 3년과 확연히 다르므로 기술적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낙관했다.
업계 자산 규모 1위인 NH투자증권은 1분기 10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며, 주가도 지난해 말 합병 전 우리투자증권 주가보다 60% 가까이 올랐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대형 증권사들이 1000억원 내외의 분기 이익을 낸 것은 6년여 만”이라며 “2분기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425억원이라고 밝혔다. 수수료 수익 등의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295억원 늘어난 수치다.
증권사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다양한 신상품과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한국투자증권이 발행한 국내 초대형 주식 바스켓 및 해외 인버스 ETN(상장지수증권)과 KDB대우증권이 발행한 해외 주식형 ETN을 2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 15일에는 NH투자증권이 국내 전략형 ETN 2종목과 신한금융투자이 상품형 ETN 2종목을 상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 8.1% 스텝다운형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을 포함한 파생결합증권 11종을 출시, 24일까지 판매한다. 삼성증권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POP UMA’는 가입잔액이 최근 1조원을 넘어섰다. 높은 수익률을 꾸준히 유지하자 올 들어서만 7000억원이 몰렸다. 고객 보호를 위해 분기마다 고위험 등급 주식을 선정, 발표해온 한화투자증권은 이르면 6월부터 ‘주식 투자등급 서비스’(가칭)를 개시한다. 정량적 분석을 통해 개별 종목에 투자 등급을 매겨 고객의 투자 판단을 돕는 서비스다. 유안타증권은 국내 유일의 중화권 증권사라는 강점을 십분 활용해 중화권에 특화된 상품·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