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중년이 돼 다시 본 ‘아! 아버지…’, 방송인 ‘허심탄회 토크’ 진한 여운

입력 2015-04-22 02:07
방송인 김구라가 20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중년이 느끼는 소회를 털어놓고 있다.SBS 방송 캡처

[친절한 쿡기자] 중년 남성들의 허심탄회한 토크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SBS에서 20일 방영된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입니다. 중년 방송인 이경규, 김구라, 김성주, 김태원이 낚시터를 찾아 ‘위기의 남자들’이라는 콘셉트로 숨겨왔던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이들은 40세가 넘은 중년의 나이에 느끼는 ‘아버지’를 놓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김성주가 파킨슨병을 앓는 아버지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는데요. 그는 “아버지가 투병을 하고서야 처음으로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다”며 “아버지의 손을 오랜만에 잡으며 상처가 많이 난 것을 봤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이어 “파킨슨병이 와도 10년을 더 산다는데 지금은 아버지가 돌아가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고 고개를 떨궜습니다.

이경규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6개월 전부터 아버지 손을 잡게 되더라”며 “돌아가시기 한 달 전에는 아버지와 뽀뽀를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아버지가 가끔 꿈에서 나타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는데요. 김구라 역시 “무명 시절, 병에 걸린 아버지가 오히려 나를 못 산다고 걱정하더라”며 “돌아가시기 2년 전 내가 방송에 나오니까 정말 좋아하셨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가장이 느끼는 중압감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김구라는 “집사람의 채무를 갚는데 미친 듯이 일해도 표가 안 나더라”고 호소했는데요. 그는 “비행기 안에서 훅하며 공황장애가 찾아왔다”며 “의사가 이런 상태라면 공황장애가 스무 번은 왔겠다고 하더라”고 힘든 심경을 전했습니다. 이경규도 “옛날에는 뭘 해도 재밌었지만, 지금은 시큰둥하다”며 “나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나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혼자서 많은 짐을 짊어진 채 내색하지 않는 중년 남성들. 이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두고 ‘오춘기’를 겪는다고들 합니다. 사전에 오춘기라는 단어는 없죠. 다만 사춘기가 훨씬 지난 성인이 사춘기만큼 심경의 변화를 크게 겪을 때 종종 사용됩니다. 오춘기를 겪으면 사춘기에 빠진 청소년처럼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진다고 합니다.

청소년기에 겪는 사춘기만 힘든 것은 아닐 겁니다. 책임질 가족과 직장에서의 업무가 늘어나는 중년이 느끼는 인생의 짐도 굉장하죠. 얼굴에 세월의 무게감을 한가득 안고 사는 중년 남성들에게 “이런 일 때문에 힘드시죠? 쉬어가면서 하세요”라고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네는 건 어떨까요.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