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교회의 ADF(Alliance of Defence Fund)를 아는가. 미국교회를 위한 방어기구이다. 한동안 미국교회는 교단 간 경쟁이 치열했다. 또한 개교회주의적인 목회 양상이 현저했다. 미국은 지금껏 거의 기독교 국가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가능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대형교회 목회자들은 성공주의 목회 신화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누가 교회를 크게 짓고 어느 교회에 사람이 많이 모이며 누가 독특하게 설교를 잘 하는가”라며 스타플레이를 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나는 미국교회가 이렇게 보낸 20여년 세월을 미국교회의 잃어버린 세월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는 사이에 몇몇 주는 동성애를 합법화 해 버렸다. 또한 이슬람이 독버섯처럼 자라면서 점점 진화론이나 무신론 등 반기독교적인 정서와 공격에 포위를 당해 버리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대형교회가 출현했고 스타 목회자들이 등장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대형교회가 출현해도 안티 기독교정서와 공격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교회가 연대하고 연합을 해서 힘을 모아야 거대한 쓰나미 같은 공격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교회의 위기를 감지한 뜻있는 교계 지도자들이 기금을 출연해 교회를 방어하는 기관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ADF다.
ADF는 변호사 2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60여명이 넘는 스태프를 거느리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 교회들이 법률적인 소송을 할 때 80% 이상이 패소했다. 그런데 지금은 85% 이상이 승소할 뿐만 아니라 각 주마다 교회에 불리한 법이 입안되지 못하도록 활동하고 있다. 더구나 미국교회의 미래 대안을 제시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이미지를 쇄신시키는 홍보 기능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ADF로 인해서 미국교회들이 개교회주의나 교단주의를 넘어서 연합해야 한다는 의식이 각성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교회는 어떠한가. 여전히 교단 우선주의, 개교회주의에 빠져 있다. 미국 같은 나라도 교단 우월 경쟁과 개교회주의만을 추구하다가 치명적 손상을 입었는데, 한국교회는 지금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 물론 각 교단만의 신학적 정체성과 전통은 존중받고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키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각 교단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면서 동시에 반기독교 정서를 배격하고 안티 기독교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왔을 때 가톨릭은 지상파 방송에 수십억원의 방송지원금을 전달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TV만 틀면 하루 종일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이 보도될 정도로 홍보를 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사회적 대응과 홍보를 할 수 있는 언론 컨트롤타워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한국교회는 여전히 교단 간의 경쟁, 개교회주의에 빠져 있을 뿐만 아니라 내부 소모전과 파워게임, 주도권 싸움까지 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이제 한국교회는 정신을 차리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식전환부터 필요하다. 아무리 개교회가 부흥을 하고 또 몇몇 대형교회가 등장한다 하더라도 연합하지 않으면 한국교회를 지켜낼 수가 없다. 그런데 여전히 연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내 교회만 잘하면 되지, 무슨 연합이란 말인가.”그러나 그런 생각이 문제다. 지금 거대한 연합군이 밀려오는데 각개전투를 해서 어떻게 방어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지역에서도 교회들이 연합해야 한다. 또한 교단 간에도 연합을 해야 할 때는 뭉쳐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를 공격하는 세력이 얼마나 치밀하고 전략적이고 거대한 줄 아는가. 따라서 연합기관부터 하나가 돼야 한다. 서로 뜻이 안 맞고 생각이 다르다고 언제까지 갈라져 있어야 하는가. 하나 되어서 최전선에서 한국교회를 방어하고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자립하는 모든 교회는 한국교회를 방어하기 위한 기금을 연합기관에 내야 한다. 그것은 한국판 ADF의 꽃씨가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우리는 의식부터 전환해야 한다.
소강석 (새에덴교회목사)
[소강석의 꽃씨 칼럼] 먼저 의식부터 바꿔야 한다
입력 2015-04-22 0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