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사업] 농식품부, 예비타당성 조사 끝나기도 전에 29개사와 MOU 체결

입력 2015-04-21 02:39
정부가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확정되기도 전에 기업체들과 투자 양해각서(MOU)를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MOU를 맺은 29개사 중 6년이 지난 현재 투자를 확정한 회사는 단 1개사에 불과한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우선 투자 실적을 부풀려 국가 예산을 앞당겨 투입하게 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국민일보 4월 20일자 1·5면 보도).

20일 농식품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의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는 2009년 11월 끝났다. 그러나 정부는 같은 해 6월부터 국내 식품기업들과 MOU를 체결하기 시작했고, 예비타당성 조사 종료 전까지 모두 국내 29개사와 MOU를 체결했다. 대부분 전북 소재 중소 식품업체였다. 그러나 이달 초 이들 29개사의 투자 의향을 재확인한 결과 단 1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28개사는 투자를 포기하거나 유보한 상태였다. 2009년 MOU를 체결했다 취소한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우선 MOU를 맺어만 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고, 투자 약속에 대한 법적 강제력도 없다고 해서 MOU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에게 “농식품부는 기업의 재무상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투자 의사만 있으면 곧바로 MOU를 맺었다”며 “‘묻지마’식 MOU 체결 실태를 보고하고, 감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이 장관은 “향후 해외 기업과의 MOU를 맺을 때 기업 정보에 대해 더욱 면밀하게 따져보고 하겠다”고 답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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