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리마의 대통령궁에서 오얀타 우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고부가가치산업에 대한 전방위 협력에 합의했다. 특히 한·페루 정부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원격의료와 관련한 우리 기업의 중남미 진출을 본격화하고 중남미 보건의료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협력약정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원격의료는 의사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 먼 곳에 있는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국내에선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으나 여야 이견으로 법안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천길병원과 페루 카예타노헤레디아 병원이 체결한 원격의료 MOU는 페루에 적합한 원격의료모형 개발, 병원정보시스템 구축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청와대는 MOU 체결로 우리 원격의료 모형과 운영경험 및 노하우 전수, 의료기기 및 통신장비의 진출 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중남미 원격의료 시장 규모는 112억 달러(12조원)에 달한다.
양국은 또 정상회담에서 페루의 리막강 통합 물관리 협력, 배전기술·스마트그리드 협력, 수출입은행과 페루 금융기관 간 금융지원 MOU를 통해 2021년까지 1000억 달러(108조원)의 투자가 예상되는 페루 인프라 시장에 본격 참여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 중 우리가 수주를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석유화학 복합단지 조성(133억 달러), 리마전철 3·4호기(100억 달러) 등 모두 29조원 규모다. 양국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한 MOU는 모두 20건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특히 방위산업, 전자정부, 치안, 보건의료 등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로 양국 협력을 다각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회담에선 특히 경공격기로 활용이 가능한 국산 다목적 고등훈련기인 FA-50 수출 관련 논의도 심도 있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대통령은 19일 페루의 한류 팬클럽 연합회 소속 14명을 만나 K팝과 한류, 음식 등 양국 문화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여러분의 애정 어린 활동이 한국 젊은이와의 우정을 깊게 하고 페루와 한국이 좋은 이웃국가가 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페루 젊은이들은 박 대통령에게 페루의 라마 인형과 은으로 만든 브로치를 선물했다.
박 대통령은 시내 한 호텔에서 현지 동포 100여명을 초청한 만찬간담회에선 “40여년 전 10여명의 병아리 감별사가 처음으로 정착하며 탄생한 페루 동포사회가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며 “이것은 여러분이 남몰래 흘린 땀과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리마=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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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페루 보건의료 등 고부가가치 시장 진출 물꼬… 朴 대통령, 현지서 정상 회담
입력 2015-04-21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