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남다른 스케일… 포효하는 예매율

입력 2015-04-22 02:04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어벤져스 군단의 일원인 헐크가 화를 내며 포효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지난 주말 내한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한 모습.
20일 오전 현재 예매점유율 93%. 개봉도 하기 전에 50만 관객이 벌써 표를 끊었다.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던 할리우드 액션 ‘분노의 질주: 더 세븐’과 2위를 유지하던 강제규 감독의 ‘장수상회’는 예매점유율이 1%에 불과하다. 미국보다 일주일 빠른 23일 국내 개봉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폭발적인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 관객을 겨냥해 서울서 찍다=21일 국내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어벤져스 2’는 소문만큼이나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했다. 우선 한국에서 촬영한 장면들이 눈길을 끌었다. ‘어벤져스’ 1편은 국내 707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이에 2편에서는 1000만 클럽에 기필코 가입하고야 말겠다고 작심한 듯 철저히 한국 관객의 입맛을 고려해 촬영했다.

‘어벤져스 2’의 국내 촬영은 지난해 3월 30일부터 4월 14일까지 총 16일간 진행됐다.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DMC) 위로 어벤져스 군단의 전투기가 지나가고, 강남 탄천 주차장에서는 어벤져스 군단의 적인 울트론이 등장했다. 한강 세빛섬은 최첨단 유전공학 연구소로 꾸며졌다. 마포대교 뒤편 여의도의 빌딩 능선은 아름다운 배경으로 그려졌다.

한국 배우도 출연시켰다. 한·중 슈퍼모델 우승자 출신인 수현은 유전공학자 헬렌 조 역할을 맡아 한국어와 영어 연기를 동시에 했다. 수현은 쟁쟁한 경쟁률을 뚫고 비중 있는 조연으로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다. 조스 웨던 감독은 “한국은 유전공학으로 주목받는 나라이기 때문에 조 역에는 꼭 한국인을 뽑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는 후문이다.

◇사상 최고의 제작비를 쏟아 붓다=2012년 개봉된 ‘어벤져스’는 2억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전 세계적으로 15억 달러(약 1조63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다. 3년 만에 돌아온 ‘어벤져스 2’는 2억5000만 달러를 투입했다. 1편에 이어 웨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아이언맨 3’(900만 명)로 대박을 터뜨린 월트디즈니가 배급을 맡았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헐크(마크 러팔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번스),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등 1편에 등장한 캐릭터들이 인공지능 탑재와 무한 복제 능력을 지닌 울트론(제임스 스페이더)과 인류의 미래를 건 한판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첨단무기가 등장하고 스펙터클한 액션이 어우러진 가운데 인류애를 내세웠다.

지구촌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기 위해 한국 외에도 방글라데시,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탈리아, 영국을 오가면 촬영했다. 웨던 감독은 “배우들과 관객들이 여러 캐릭터를 더 많이 발견하고 잘 알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힌 바 있다. 웨던 감독이 I·Ⅱ 파트로 나눠 제작될 3편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를 연출하지 않기로 한 것도 관심을 모았다.

◇배우들 방한으로 흥행 날개를 달다=지난 주말 ‘어벤져스 2’의 배우들이 한국을 찾아 팬 서비스를 했다. ‘아이언맨’ 1·3편 개봉 때도 방한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한국에서 촬영을 못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수트를 한국에서 입는다면 뭘 하겠느냐”는 질문에 “고깃집을 차리면 되겠다. 고기를 가슴에 올려놓으면 잘 구워질 테니까”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도 출연한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번스는 “서울은 아름다운 도시다. 촬영 당시 모두 환영해줘 고향 같이 편안하게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아이언맨과 헐크의 불꽃 튀는 대결이다. 헐크 역의 마크 러팔로는 “한국 관객은 열정적이고 감정 표현에 적극적이라 영화에 대한 반응이 기대된다”고 인사했다.

‘어벤져스 2’ 제작진의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한국 팬들의 높은 기대감으로 흥행은 날개를 달았다.

하지만 역대 할리우드 영화의 영웅들이 총 출동해 적을 물리치고 우주를 지키는 미국식 영웅주의에 마냥 박수를 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같은 날 개봉되는 한국영화 ‘약장수’는 ‘어벤져스 2’에 밀려 0.1%의 예매점유율에 불과한 현실이 씁쓸하기도 하다. 12세관람가. 141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